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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한 달가량 지나고 있다.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으나 실물시장의 모습은 그다지 좋지 않다. 서로 연결된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거대 위협(mega threats)’이 전례 없고 비정상적이며 예상치 못한 수준의 불확실성을 규정하고 있다.콜린스 사전이 뽑은 2022년 올해의 단어와 빼닮은 모습이다. 영구적 위기를 뜻하는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가 바로 그 단어다. 이는 permanent(영구적인)와 crisis(위기)의 합성어다. 이 단어를 통해 마치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오피니언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23.01.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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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토요일 오후 광장시장 앞 양복점에 양복을 수선하러 갔다. 문밖에 앉아 있던 주인이 문을 닫고 냉방기를 틀었다. 전기료 부담 때문인지 무더위에도 길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손님을 받고서야 에어컨을 켜는 마음 씀이 안쓰러워 나도 모르게 바지 하나를 더 맞췄다. 반대로 지난 해 새벽 약속시간에 늦을 까봐 허둥지둥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와 보니 방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낫살이나 먹은 데다 사회의 혜택을 많이 받아 감사하며 살아야 할 나 자신이 민망했다.한 때 아랍 산유국들은 전화를 무상보급하고 통신요금을 물리지 않자 불필요한
오피니언
신세철 경제 칼럼니스트
2023.01.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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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이 좋아졌고, 커버리지도 넓어졌다는데 뭐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국내 5G 서비스 이야기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일부 구간에서 5G가 LTE로 바뀌고, 그로 인해 불편해지는 걸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커버리지가 아닌 곳을 지나면 LTE로 전환되는데, 이때 5G 주파수를 찾느라 안테나가 작동하면서 배터리 소모가 심해진다. 커버리지 안에 있어도 수신 상태가 불량한 곳이면 LTE보다 느린 ‘놀라운 5G의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이통3사의 인프라 투자가 문제다. 2018년 정부는 5G 주파수를 이통3사에 할당할 때 28
오피니언
박성필 기자
2023.01.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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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초 미연준이 고용안정과 물가안정을 동시 달성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물가안정목표(inflation targeting)를 2.0%로 정하자 각국이 뒤따랐다. 당시 미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 중반이었다.적정물가상승률을 0%가 아닌 2.0%로 산정한 까닭은 상품이 유통하면서 이익이 나야 상품이동이 순조롭고 경제순환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르고 근원물가상승률도 4~5%를 넘나들자 물가안정목표치를 2.0%보다 높이자는 논의가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났다. 낡은 목표치에 집착하다가
오피니언
신세철 경제 칼럼니스트
2023.01.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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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기대 속에 새해를 맞았다. 대한민국의 나날이 평온한 적은 없지만 온 국민이 따뜻하고 근심없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새해에도 나라 안팎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질서의 퇴행 속에 경제, 안보 등 국가의 토대가 전례없는 위기를 마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격화,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로 신냉전이 현실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는 미국 중심의 서방과 중·러 중심의 반(反) 서구 진영으로 확실하게 갈라지고 있다.소련연방 해체이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속에서 30여년간 글로벌
오피니언
김종현 기자
2023.01.0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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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주식시장은 비극으로 끝났다. 코인시장 역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 와중에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에 대한 찬반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스테이블 코인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페이스북의 힘이 컸다.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상장(ICO; Initial Coin Offering)을 통해 투자금을 담보로 한 일반적인 코인과 다르다. 특정 현물과의 연계로 그 가치를 담보한다. 특정 현물은 달러화·엔화·유로화 같은 통화일 수도, 오일이나 부동산 같은 현물일 수도 있다.◆스테이블 코인에 쏟아지는 비난을 바라보며북한은
오피니언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22.12.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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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를 보면 유소년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중남미 국가의 우수한 젊은 피를 영입한다. 2022년 월드컵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세계 경제 포럼(WEF)이 ‘축구와 외국인 직접 투자의 유사성에 대한 몇 가지 통찰력’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는 이전에도 비슷하게 회자된 이야기이기도 하다.가난한 중남미 국가에서 축구는 유소년이 돈을 쥘 수 있는 꿈의 스포츠다. 폭력과 마약에 찌든 아이들이 스포츠로 심신을 단련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국위 선양과 축구 기량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축구처럼 국가산업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될 수
오피니언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22.12.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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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77년간 봉인했던 '재무장'의 기치를 들어올렸다. 그간 말에 그쳤던 국방력 확대를 행동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동북아시아 군비경쟁의 서막을 알리는 팡파레이다.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지난 16일 각료회의에서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 대강(국가방위전략), 중기방위력정비계획(방위력정비계획) 등 3대 안보문서를 개정했다. 이를 통해 일본이 공격을 받거나 공격받을 우려가 있을 경우 선제타격 할 수 있는 '반격능력'과 군비 확대의 근거를 확보했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의 헌법 제9조는 전수방위(공격을 받는 경우에만
오피니언
김종현 기자
2022.12.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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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세계 각국이 고금리와 고환율 사이의 넓고 깊은 크레바스(Crevasse)를 목전에 뒀다. 나아가기도 물러서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면 경기침체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경기침체를 우려해 금리를 그냥 놔두자니 고환율, 고물가와 외화유출을 걱정할 팔자다. 부채가 심각한 가계를 절망으로 이끄는 형국이다. 통화당국이 어영부영하다가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운다”는 지경이 될지 모른다.미국 고금리는 경상수지적자 누적으로 해외에 유출된 달러를 미국으로 환류 시키는 효과까지 낸다. 쉽게 말해, 미국의 고금
오피니언
신세철 경제 칼럼니스트
2022.12.1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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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41년만의 미국의 높은 물가인상과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컸다. 2023년부터 세계경제는 물가인상 보다는 경기하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2023년 1/4분기 미국 금리인상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진전, 중국의 제로코로나 고수 여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상당하다.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증가율은 2021년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크게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가 발표한 올해 2분기까지의 교역규모를 보면 물량기준으로 전기 대비 수출과 수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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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22.12.0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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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은행은 2023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1.7%, 물가상승률은 3.6%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OECD도 내년 성장률 1.8%, 물가 3.9%를 전망했다. 한국경제는 한마디로 저성장·고물가 시대를 맞이한 셈이다.미끄러져 내린 잠재성장률보다 예상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그 배가 넘는다면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이 본격화되는 장면이다. 어느 정도 소득증가와 함께 물가가 안정되어야 민생이 고달프지 않는데, 성장은 정체되고 물가는 치솟는 시련을 맞이하게 됐다.생각건대,
오피니언
신세철 경제 칼럼니스트
2022.12.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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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30%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측근 2명이 구속되면서 백척간두에 섰다. 국가권력과 의회권력을 분점한 두 지도자가 처한 위기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현실을 상징한다.경제는 장기침체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서 보듯 안보는 불안하다. 이태원 참사는 우리사회의 펀더멘털 부실을 증거한다. 미중 패권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질서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이런 '절벽'에서 국가 리더십의 부실은 재앙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현실에 발목이 잡혀 제자리
오피니언
김종현 기자
2022.11.2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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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국가가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지쳐 있다. 이 상황에서 국제적 원흉이 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주고받으며 친밀함을 과시하는 국가는 높은 유가 덕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일본 방문 취소하고 한국 찾은 사우디 왕세자를 보며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한때 우리나라와 국내총생산(GDP)이 비슷했으나 저유가로 신음하며 저 멀리 뒤처진 국가였는데 부활해서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tich)는 재정 수입의 약 60%를 원유 부문 수입에 의존하는 사우디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오피니언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22.11.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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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경제의 전부가 아니다. 금융시장 경색과 실물경제가 굉장히 불안한 상황에서도 수급과 심리에 의해서 시장은 얼마든지 오를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 하락한 한국 주식시장은 올해 잠시나마 단기랠리를 경험했다. 6월 글로벌 긴축 공포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세계증시가 7월 일제히 반등 랠리를 펼쳤다. 코스피지수는 7월 5%가량 올랐는데 상승 폭은 미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중국발 훈풍과 환율효과는 계속될 수 있을까?지난달 22일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가 종료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것이 한국 주식시
오피니언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22.11.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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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참으로 믿기 어려운 후진적 대참사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미리 즐기려는 열정의 밤이 비통과 절망, 눈물의 흑역사로 바뀌었다.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 이태원이 10만명 인파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순간, 뒷골목 길바닥에서 밀고 밀리던 인파가 쓰러져 뒤엉키면서 150여명이 깔려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엄청난 사고로 비화했다.목격자들에 의하면 사고현장은 아비규환, 생지옥이었다. 좁고 가파른 골목을 꽉채운 사람들이 마치 도미노처럼 쓰러졌고, 밑에 겹겹이 깔린 사람들이 울음과 비명 속에 죽어갔다.
오피니언
김종현 기자
2022.10.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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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식시장의 침체가 오래가는 와중에 주식이 오르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은 미국 10년 국채 금리 수준을 확인한다. 금리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면 주식시장의 매력은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오르는 것을 내리게 하는 매직은 있을까.세월을 거슬러 ‘그린스펀의 수수께끼(Greenspan's Conundrum)’를 생각해 본다. 이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시장금리(특히 장기 채권 금리)가 따라서 오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10년물 국채금리를 확인하는 투자자들의 불안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는 2004년 6월부
오피니언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22.10.2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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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경제, 사회, 문화생활과 안보의 핵심 인프라인 카카오의 서비스 먹통 대란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빚고 있다. 카카오로서는 창립이래 최대의 시스템 위기 논란에 휩싸였다. 경영진의 무능도 도마위에 올랐다.카카오톡은 누적 가입자수 1억명, 월간 사용자 수 4500만명이 넘고,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초연결 사회에서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국가적, 국민적 재앙이 된다.이번 사태는 일차적으로 SK C&C의 판교데이터센터에서 지난 16일 오후 화재가 나면서 발생했지만 관심의 초점은 이런 화재 한 건 때문에 카
오피니언
김종현 기자
2022.10.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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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그토록 공을 들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바닥 탈출 노력이 다시 수포로 돌아갔다. 외교 치적으로 국면 반전이 기대됐던 5박7일간의 해외순방이 미국 뉴욕에서의 "이 XX들" 비속어 논란으로 오물을 뒤집어 쓴 꼴이다.여당인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이를 처음 보도한 방송사인 MBC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언야합'이라거나 '가짜뉴스'이자 '왜곡조작 정치공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당은 공영방송이 책임을 포기했다며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TF'까지 구성했다.발언의 경위를 보자.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오피니언
김종현 기자
2022.09.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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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이더리움의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를 놓고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내일을 예단할 수는 없으나, 설익은 기대가 큰 실망으로 돌아올까 우려된다.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이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행위다. 앞서 2020년 12월 이더리움 재단이 출시한 PoS 방식의 블록체인을 기존의 PoW 방식 이더리움 체인과 합친다. 이와 동시에 합의 알고리즘을 신규(PoS)로 전환한다.일각에서는 머지 업그레이드 단행
오피니언
유호석 기자
2022.09.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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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아직 5년 가까이나 남았는데 시중에서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동훈 대권설이 벌써 떠돌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던 날(8월 24일) 법무부 청사 입구 계단에는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와 화환 수백개가 장관을 이뤘다.화환과 꽃바구니에는 "용기와 헌신에 감사합니다", "검수원복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관님의 100일은 국민의 자부심이었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는 물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등의 메시지가 붙어있었다.보도 사진을 보면 한 장관은 출근길에 차에서 내려 응원의 꽃다밭을
오피니언
김종현 기자
2022.08.30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