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가 에너지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에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까지 이어지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1·2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가스가 누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됐다. 

한국도 유럽 에너지 위기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올 상반기 국내 액화천연가스(LNG)을 비롯한 석탄, 원유 등 에너지자원 수입액은 1251억6000만달러(약 178조8536억원)에 육박했다.

국내에선 자체적인 에너지자원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러시아 천연가스 ‘무기화’로 불안에 떠는 유럽에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유럽은 경기침체 위기에 놓인 가운데 가스관 사고로 에너지 공급마저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이 처한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각국의 정부 역시 이로 인해 심각한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에너지자원 수입액 급등으로 무역적자 폭이 증가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올 1~8월 251억900만달러 적자로 집계돼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 수준을 뛰어넘었다.

한국은행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관련 유럽연합(EU) 생산차질 및 국내산업 리스크 점검(이슈노트)’ 보고서를 내고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고 해외 공급망 충격에 상당 부분 노출된 우리 경제에도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겨울철 수요 확대와 맞물릴 경우 LNG 확보 경쟁이 격화돼 국내 에너지 수급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며 “우리 경제에 영향이 큰 수입 품목을 중심으로 선제적 재고 확보, 수입선 다변화, 해외 공급망 정보 확충, 공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겨울철을 무사히 넘긴다 해도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에너지자원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수입선 다변화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을 이용한 적극적인 에너지 믹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자국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나섰다. 에너지 공급망 불안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한국도 정부와 민관이 힘을 모아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무엇보다 IRA법으로 미국이 자국 이익을 우선시 한 것처럼 때로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만이 글로벌 에너지 약육강식 생태계에서 생존하고 ‘에너지 식민지화’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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