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리 기업들, 민영화작업 탄력받을 듯
강석훈 산은 회장 "빠른 매각 추진하겠다"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뒤 HMM 민영화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HMM 제공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뒤 HMM 민영화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HMM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KDB산업은행이 21년간 관리해왔던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산은은 오랫동안 대우조선해양 문제로 속앓이했지만, 민간 기업에 넘기기로 하면서 시급한 과제 하나를 해결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산은 관리 아래에 있는 HMM과 KDB생명 등의 민영화 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직접 이들 기업을 가급적 빨리 매각하겠다고 언급하면서다. 

정부도 현시점이 HMM을 민영화할 적기로 본다. 특히 회사는 해운업 호황세 속 국내 대표 해운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지난 2년간 분기마다 조 단위 흑자를 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도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HMM의 민영화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에 업계는 HMM 매각 작업이 조만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은 산은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 논의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HMM 지분은 산은과 해진공이 각각 20.69%, 19.95%를 보유 중이다. 올해 초 산은이 해진공에 경영권을 넘겼지만, 지분 상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해진공은 연내 HMM 민영화 용역 발주를 검토 중이다. 

민영화 과정에 문제는 영구채와 HMM에 거대하진 몸집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과거 2008년 매각 추진 당시 가격표가 6조5000억원으로 매겨졌다. 기업 가치는 당시와 비교해 2조원대로 떨어졌다.

이와 달리 HMM의 기업 가치는 실적 개선 영향으로 약 10조원대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대내외 악재로 부담이 늘어난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의문이다. 해진공과 산은이 손에 쥔 2조6800억원 규모의 HMM 전환사채(CB) 5건, 신주인수권부사채(BW) 1건도 걸림돌이다.

이를 주식으로 돌릴 경우 정부가 보유하게 될 지분은 70%로 뛴다. 금액으로 따지면 10조원대 수준이다. 결국 대규모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 인수에 나서줘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영구채 문제는 대우조선해양 사례와 같이 인수예정자와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

KDB생명 매각도 탄력받게 될 전망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진=KDB생명 제공
KDB생명 매각도 탄력받게 될 전망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진=KDB생명 제공

HMM 민영화와 함께 KDB생명 매각 추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산은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은 92.7%다. 산은이 2010년 부실화한 금호생명을 인수해 지금의 KDB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1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했지만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이에 산은은 2014년부터 수차례 매각을 시도해왔다. 앞서 네 차례 매각 시도는 모두 무산됐다. 올해 상황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KDB생명의 순이익과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며 실적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의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만 770억793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2%나 증가했다.

2020년에도 전년 대비 97.2% 증가한 4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강석훈 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오르고 만큼 매각 여건이 좋다”며 “준비 과정을 거쳐 매각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 발언으로 매각 추진이 다시 탄력받게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일각에선 산은 본점 부산 이전문제와 얽혀 KDB생명 매각은 후 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당장 산은이 부산 이전 이슈를 정리한 후 매각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민영화 작업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긴축 재정 기조로 국정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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