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장중 1413.5원까지 올라… 13년6개월만에 최고
이달 들어 외인, 국내증시에서 2조2707억원 매도해
연준 긴축 기조에 국내 외인 이탈 지속 될 가능성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앞으로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환율 상승 지속과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이탈이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이태구 기자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앞으로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환율 상승 지속과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이탈이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큰 폭 금리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금융 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연준이 앞으로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환율 상승 지속과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이탈이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4원 내린 140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환율은 장 마감 직전 1413.5원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27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한 후 1300원(6월23일)을 돌파하기까지는 5개월여가 걸렸으나 1400원을 넘어서는 데는 불과 3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외 주식시장 전반에서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 순매수세를 이어가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했다. 9월(22일까지)들어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서 총 2조2707억원을 팔아 치웠다.

한미금리가 역전된 점도 부담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로 올랐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2.5%)보다 0.75%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자금이탈이 지속될 시 원화 가치(원/달러 환율 상승)는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증시 또한 주요 투자자금이 빠지며 부진이 계속될 수 있다. 게다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초긴축 기조를 시사했다. 이로 인해 한미 금리 차가 계속해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이는 부정적 연쇄효과를 일으켜 원화 가치가 현재보다 더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높인다.

증권가에선 환율 상단을 1400원 후반까지 염두해 둘 것을 조언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봤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권가에선 환율 상단을 1400원 후반까지 염두해 둘 것을 조언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봤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유럽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좋아지지 않는 상황으로 연말까지 원화에 대한 약세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며 “환율 상단을 1450원에서 1500원 사이까지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조합은 하반기 후반 이후 경기 위축 및 시중 유동성 축소 우려를 더욱 높일 것”이라며 “달러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속도 조절 여지는 있으나 강세 흐름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 흐름에 연동해 1400원 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외국인의 매도 또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증시도 분명 수급 측면에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 여파를 피해야 한다. 증시 수급 환경에서 큰 흐름을 조성하는 외국인과 역행하는 관계를 형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외환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크지 않거나 오히려 그 변화를 이용할 수 있는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꾸준히 사는 걸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전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연준의 최종 금리가 4%대로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한 달 만에 많이 바뀌어 상당 폭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다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예고)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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