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 대비 0.13% 하락해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 대비 0.13% 하락해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현재 시행 중인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조치 해제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시장에서는 이미 대출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협의가 이뤄지거나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찬반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7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완화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 상태에 이르자 정부가 보다 강력한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5억원 초과 주담대 규제는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내용 중 하나다. 당시 정부는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초고가 아파트(시가 15억원 초과)를 담보로 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집값을 잡지 못하면서 대출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들의 대출문턱만 높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이미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을 제한하는 강력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최근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또 규제하면 지금처럼 고금리 공포와 집값 고점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집을 사겠다고 나설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 대비 0.13% 하락해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는 앞서 15억원 초과 주담대 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해진 것과 달리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칫 잠잠했던 부동산 투기 수요가 살아나는 등 규제 완화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주요 기관인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는 "아직까지 관계부처간 정책 과제 및 정책 발표 일정 등을 협의하거나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안은 없다"며 규제 완화설에 대해 일축했다. 

전날 기재부 핵심 관계자도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도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언젠가는 도달해야 할 목표로 보고 있으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현시점에서는 검토한 바가 전혀 없고, 부처 간 협의 안건으로 오른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해제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 2030세대 등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족'이 등장 했는데, 규제가 완화되면 이같은 부동산 투기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라는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15억원 초과 주담대 규제 완화가 얼어붙은 현 부동산 시장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부동산 거래가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금리인상·경기침체 가능성·집값 하락 심리 등으로, 거래절벽의 원인이 대출이 안나와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여경희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규제 완화가 시행되면 일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주택 매수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대출을 받아 매수에 나설 층은 상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 과정에서 DSR이 제동장치로 작용해 실수요자는 좀더 가격이 떨어지기를 관망할테고 (집을) 갈아타려는 층은 일단 내 집이 팔려야 하는데 팔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거래절벽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기재부·국토부·금융위 등 정부 관계부처는 이달 말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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