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알레르기약 '알레그라디' 이달 13일부터 공급 중단
화이자 '코로나19 백신'도 '원부자재 부족' 등 문제 당면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자국 내 생산역량 강화 정책 필요

최근 국내에서 요소수, 반도체 등의 글로벌 밸류체인 문제가 대두됐는데, 이는 제약바이오도 예외가 아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최근 국내에서 요소수, 반도체 등의 글로벌 밸류체인 문제가 대두됐는데, 이는 제약바이오도 예외가 아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한독의 알레르기약 '알레그라디'가 이달 13일부터 공급 중단 사태를 맞았다. 이 약은 한독이 원개발사인 프랑스제약사 사노피로부터 허가권리를 확보해 소포장 제조 방식으로 국내 공급 중인 약이다.  

19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사노피 본사에서 알레그라디의 원재료 '펙소페나딘'의 수급 불안, 사업 효율 개선 등을 문제로 한독에 이 약의 공급을 중지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에 요소수, 반도체 등의 글로벌 밸류체인 문제가 대두됐는데, 이는 제약바이오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앞서 지난해 JW중외제약의 변비약 ‘듀파락이지시럽’과 유한양행의 변비치료제 ‘포탈락산’ 등이 해외 운송 문제 등으로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공장이 봉쇄되면서 신풍제약의 '신세프주', '네티신주', '타지세프주'도 원료를 공급받지 못해 일시 품절사태를 야기했다. 

이런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서 발간한 '최근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의약품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및 주요국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밸류체인 재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 보고서의 저자인 이주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대표적 예로 설명했다.

이 백신 생산을 위해서는 280개 이상의 재료가 필요하며 19개국 86곳에서 조달하는데 최근 이 백신에 쓰이는 지질나노입자라든지 백신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튜빙, 플라스틱 백 등 100개가 넘는 원부자재가 부족 현상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주하 책임연구원은 "이와 같은 글로벌 밸류체인의 문제는 공급업체뿐만 아니라 여러 하도급, 협력업체, 운송 및 물류업체, 특히 항공 화물 및 콜드체인 등의 운송 제약에 따라 다양한 리스크가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같은 글로벌 밸류체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국제기구, 기업 등이 리쇼어링(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 다변화, 지역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며 글러벌 밸류체인을 재구축하려는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제약바이오분야에서 해외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밸류체인 재구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 8월 필수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보장을 위한 행정명령 13944를 발표한 것이다. 또 지난해 1월에는 정부조달 시 미국산 물품의 우선구매 추진을 유도하는 행정명령 14005를 발동했다.  

지난해 2월 바이든 대통령은 중요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명령 14017호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의약품 및 원료의약품을 포함한 4개 주요 제품 부문의 공급망 취약성을 파악하고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검토보고서를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이 보고서에는 의약품 수급 문제 해소를 위한 공급망 개혁 내용이 담겼다.

또 올해 5월 미국 보건부 산하의 질병예방대응본부는 미국 정부 최초로 필수의약품 공급망 및 제조 탄력성 평가를 발표했다. 또 행정명령 14017호에 따른 글로벌 밸류체인과 공급망 안정화 노력을 평가하고 보고서를 발간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2월 18일 ‘신통상정책’을 발표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요성이 강조된 의약품과 필수의료제품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비상시 접근성을 높이고자 공급망 다변화와 일정 구역 내에서의 생산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일본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공급망 강화 사업, 일본 기업의 공급망 대응 촉진을 위한 해외인증, 국제체제 구축 사업, 백신 생산체제 강화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제조거점 정비사업 등을 추진하고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제품이나 부품소재 생산거점의 일본 내 회귀에 관한 보조금 지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독의 알레그라디는 다행히 대체 의약품이 많이 있어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의약품 공급 중단 같은 사태는 국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어 미국, EU, 일본 같이 정부 차원의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 

이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해외 수출이 중요하고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원료의 해외 수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세계 글로벌 밸류체인 변동 등과 같은 국제적 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각 국가의 통상 조치나 글로벌 밸류체인 관련 정책 변화, 코로나19와 같은 국제보건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EU 등 주요국들은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글로벌 밸류체인 관련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와 자국의 생산역량 강화 등으로 의약품분야는 공중보건 위기 대응과 산업 진흥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바라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의약품 분야에서도 해외 원료의존도가 높거나 글로벌 밸류체인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 품목을 조기에 파악해 큰 피해가 없도록 대처하고 국가별 글로벌 밸류체인 재구축 현황이나 의약품 관련 정책 및 제도를 파악해 맞춤형 수출 전략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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