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수 금융감독원(금감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 상황'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준수 금융감독원(금감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 상황'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국내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거액의 이상 외환거래 규모가 8조5000억원대로 늘었다.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소규모 법인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보내진 만큼 불법 정치자금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현장검사까지 마치면 이상 거래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국은 추가 검사와 검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4일 현장검사와 은행 자체 조사 결과 2021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확인된 이상 외화송금 거래 규모가 지난 12일 기준 약 8조5412억원(65억4000만달러), 거래 업체는 65개사(중복 제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4조3900억원(33억7000만달러) 규모의 이상 해외 송금 거래를 파악하고 모든 은행에 2조6000억원(20억달러) 규모의 주요 점검 대상 거래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

은행들은 자체 점검 결과 당초 금감원이 제시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4조1000억원(31억5000만달러)의 의심 거래를 보고했고, 이상 해외송금 규모는 총 8조5412억원(65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상 거래의 대부분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개인 또는 법인에 원화로 송금된 자금이 무역법인으로 이체된 후 은행을 통해 외화로 해외법인에 보내졌다. 이에 국내 가상통화 시세가 해외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소규모 법인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보내진 만큼 불법 정치자금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무역대금으로 위장한 해외로의 자금 흐름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자금세탁을 시도했거나 다른 불법 범죄자금과 연관됐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상 해외송금 거래 규모는 금감원의 현장검사 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이상 외환거래 규모는 당초 은행 자체 점검에서 8개 업체 2조5000억원(신한은행 1조6000억원, 우리은행 9000억원)이었다. 그러나 금감원 현장검사로 17개(중복 제외 시 24개) 업체 1조6000억원(신한은행 8000억원, 우리은행 7000억원)이 추가로 확인됐다.

다른 은행에서도 수상한 해외송금 거래 정황이 드러나는 분위기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일 우리·신한은행 외 다른 은행들에도 2021년 이후 유사한 거래가 있는지를 자체 점검해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은행들이 의심 거래로 보고한 거래 규는 당초 금감원이 점검 대상으로 지시한 2조6000억원보다 훨씬 큰 4조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감원은 오는 19일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치고 이상 외화송금 의심거래가 파악된 다른 은행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검찰도 금감원과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이상 외환거래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특히 무역대금으로 위장한 해외로의 자금 흐름이 거래소를 통한 자금세탁이나 다른 불법 범죄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국가정보원도 금감원과 함께 이상 해외송금 관련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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