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철근 입찰담합을 한 11개 철근업체(제강·압연사)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565억원을 부과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1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철근 입찰담합을 한 11개 철근업체(제강·압연사)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565억원을 부과했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조달청이 정기적으로 발주하는 철근 입찰에서 제강사와 압연사들이 사전에 낙찰 물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하는 등 입찰담합을 한 혐의를 포착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철근 입찰담합을 한 11개 철근업체(제강·압연사)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565억원을 부과했다. 이 가운데 7개 제강사와 전·현직 직원 9명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담합을 한 11개사에는 국내 7대 제강사로 불리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등이 포함됐다.

이번 담합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조달청이 정기적으로 발주한 희망수량 경쟁방식의 철근 연간단가계약 입찰에서 이뤄졌다. 사전에 자신들이 낙찰 받을 전체 물량을 정한 후 이를 각 업체별로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하는 식이었다.

먼저 입찰 공고가 나면 7대 제강사 입찰담당자들은 한 카페에 모여 낙찰 물량을 배분했고, 가격 자료 제출일에는 11개사 입찰담당자들이 인근 중식당·다방 등에서 모임을 갖고 다시 낙찰 물량을 조정했다.

또 입찰 당일에는 7대 제강사와 압연사의 입찰담당자들이 인근 식당 등에서 모여 최종 결정된 각 업체별 배분 물량과 투찰가격을 점검하고 투찰 예행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 입찰은 납품 장소, 운반 조건, 철근 강종·규격 등에 따라 5개 분류별로 희망 수량과 투찰 가격을 응찰해야 하는 다소 복잡한 방식임에도, 해당 업체들은 총 28건의 입찰에서 매번 일정 비율을 낙찰 받았다. 

예를 들어 2015년 입찰에서는 동국제강이 서류 미비로 인해 입찰참가자격이 주어지지 않아 응찰하지도 못했는데 나머지 업체들이 동국제강 몫인 25만7000t을 남겨두고 투찰했고 그 후 동국제강이 수의계약으로 그 물량을 독식하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담합에 가담한 11개사에 대해 '행위금지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866억1300만원), 동국제강(461억700만원), 한국철강(318억3000만원), 대한제강(290억4000만원), 와이케이스틸(236억5300만원), 환영철강공업(206억700만원), 한국제강(163억4400만원), 화진철강(11억8600만원), 코스틸(8억500만원), 삼승철강(2억4000만원), 동일산업(8200만원) 순으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 사실을 부인하는 등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7대 제강사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조치가 취해졌다. 담합을 주도한 전·현직 직원 9명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공공분야 철근 입찰 시장에서 은밀하게 장기간 이뤄진 담합을 적발하고 제재한 것"이라며 "주택, 건설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경제적 파급력이 큰 철근 시장에서 경쟁제한 행위를 시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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