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호실적
원통형 수요 대응, 말레이시아에 1조7000억원 투자
5조원 규모 시설 투자 발표…성장 기반 구축 확고히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진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세계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며 무섭게 치고 나가는 중국을 따라잡고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제각각 성장 전략을 펼친다. 중국 중심의 배터리산업에서 판 뒤집기 나선 3사의 현황과 계획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삼성SDI가 글로벌시장에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글로벌시장에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사진=삼성SDI 제공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회사는 삼성SDI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부진한 실적을 낸 반면 삼성SDI는 매출 4조7408억원, 영업이익 4290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6% 성장한 10.0GWh로 SK온의 뒤를 이어 6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장에는 피아트 500과 Audi E-Tron, BMW iX 등의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4.9%로 지난해 대비 0.5%포인트 줄었다. 중국계 기업의 약진에 밀렸기 때문이다. 상반기 사용량 10위권에 포함된 중국계 기업은 총 6곳으로 모두 전년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다.

◆각형에서 원통형 배터리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시장에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삼성SDI는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그간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며 실적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완성차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것이다. 

세계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올해 101억7000만셀에서 2027년 151억1000만셀 규모로 증가하며 연 평균 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곳에서는 1조7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2024년부터 프라이맥스 21700(지름 21㎜, 높이 70㎜) 원통형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충남 천안사업장에도 46파이, 지름 46㎜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라인을 짓기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 복수의 완성차업체들과 46파이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이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 원통형 배터리보다 크기가 큰 만큼 에너지 용량이 5배, 출력이 6배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2공장 기공식에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오늘 기공식은 2030년 글로벌 톱티어라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공장의 성공적인 건설과 조기 안정화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인을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과감한 시설 투자로 생산능력 확대 나서

무엇보다 삼성SDI의 변화가 돋보이는 부분은 그동안의 수익성 중심 전략에서 과감한 투자로 생산능력 확대에 돌입한 점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시설 투자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5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내놨다.

말레이시아 1조7000억원 투자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고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곳에는 25억 달러(약 3조72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2025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초기 연간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생산을 시작해 33GWh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헝가리 괴드 공장 증설에 1조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30GWh에서 50GWh까지 확대된다. 

이 공장은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유럽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최근 증설작업을 마무리하고 유럽 지역 주요 전기차 고객사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중이다.

또한 연말까지 2공장이 완공돼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며 현재 3공장 신설 여부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삼성SDI가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생산확대를 위한 투자에도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미래 성장 기반을 더욱 단단히 구축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 사장은 “시장 수요와 공급의 불확실성과 리스크 요인 확대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며 “차세대 플랫폼, 전고체 전지 등 미래 성장 기반을 확고히 구축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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