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범위 '혈족6촌·인척4촌 이내→혈족4촌·인척3촌 이내'
60개 대기업집단 친족수 8938명에서 4515명으로 49.5%↓
사실혼 배우자도 총수 친족범위 포함… SK·롯데 영향권에
윤수현 부위원장, 대기업 겨냥 질문에… "제도합리화 목적"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총수의 친족 범위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사실혼 배우자를 친족에 추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고, 다음 달 20일까지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기업집단 제도 합리화와 중소벤처기업의 대기업집단 계열편입 유예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을 예고했다.

공정위가 개정안을 통해 손보기로 한 공정거래법 특수관계인 제도는 대기업집단 규제 적용 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의 범위를 획정하는 기준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동일인의 친족 범위는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된다.

동일인 측 회사 주식 1% 이상을 보유하거나 채무보증·자금대차 관계가 존재하는 혈족 5~6촌과 인척 4촌은 예외적으로 친족 범위에 포함됐다. 

그간 혼란을 겪었던 대기업집단 규제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기업집단은 매년 총수의 특수관계인들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기존 6촌까지 친족으로 포함하는 것은 범위가 넓어 이들에 대해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업에서도 고의성이 아닌 자료 누락이 많았고, 이는 공정위 제재로 이뤄졌다. 기업 부담이 가중됐던 만큼 완화에 중점을 둔 셈이다. 개정안 적용 시 지난해 5월 기준 총수가 있는 60개 대기업집단의 친족 수는 8938명에서 4515명으로 49.5% 줄어들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안으로 대기업집단의 친족 수는 절반 가까이 감소하나 계열사 수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동일인과 사실혼 배우자 사이 법률상 친생자 관계가 성립된 자녀도 친족관계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혼 배우자를 친족관계에 포함하는 부분에 대해 일부 대기업을 겨냥한 입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롯데그룹은 고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동일인 친족에 포함되지 않았고, 현재 동일인은 신동빈 회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와 사실혼 관계로 개정안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

김희영씨는 티앤씨재단 이사장으로서 동일인 관련자에 해당해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 부위원장은 이날 개정안이 SK와 롯데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법률상 친생자 관계가 있는 자녀가 있는 사실혼 배우자만 해당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기업집단 제도를 합리화하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는 정책”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집단의 과도한 수범 의무가 완화돼 규제 실효성과 형평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사외이사와 일반 임원 간 차이점을 구분해 사외이사가 지배한 회사는 원칙적으로 계열회사 범위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다만 사외이사 지배회사가 임원독립경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시 계열사로 편입하도록 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5% 이상 중소기업의 경우 계열편입 유예 대상이었으나 3% 이상으로 기준을 완화했다. 중소·벤처기업자회사도 계열 편입이 유예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대기업집단 계열편입 요건을 충족한 후에는 1년 내 유예 신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윤 부위원장은 외국인 동일인 지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부위원장은 “관계부처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통상 마찰 우려를 최소화해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시행령 개정 후 외국인 동일인 지정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내년 지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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