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계 시장 점유율 늘었지만 영업손실 계속
주력 제품인 파우치에 이어 각형 배터리도 개발중
해외거점 확대해 연 500GWh 이상 생산능력 마련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진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세계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며 무섭게 치고 나가는 중국을 따라잡고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제각각 성장 전략을 펼친다. 중국 중심의 배터리산업에서 판 뒤집기 나선 3사의 현황과 계획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2’의 SK온 부스에 초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한 페라리 최초 플러그드 인 하이브리드 모델 ‘SF90 스파이더’가 전시됐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2’의 SK온 부스에 초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한 페라리 최초 플러그드 인 하이브리드 모델 ‘SF90 스파이더’가 전시됐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상반기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에서 국내 3사 중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인 기업은 SK온이다. 지난해 6.2GWh로 집계된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이 올해 13.2GWh로 늘어나며 114.4%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점유율은 6.5%로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지난해 5.3%에서 1.2%포인트 점유율을 확장했다.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의 판매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다만 2분기 실적에서는 영업손실 326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SK온은 글로벌 공장의 생산 증대와 수율 안정화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하반기 흑자 전환 다짐과 함께 올해 매출 목표도 7조원으로 높였다.

◆각형, LFP 배터리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움직임

SK온은 그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파우치형 배터리에 사업 무게를 두며 독자적인 노선을 유지해왔다. 파우치형 제품이 다른 유형의 배터리보다 화재 발생 위험이 낮고 안정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계속된 적자 행진에 이런 전략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SK온도 파우치형에 이어 각형 배터리 생산 준비에 나서며 제품 포트폴리도 다각화 시도가 포착된 것이다.

지난 4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수요 대응 차원에서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각형은 배터리 소재를 알루미늄의 사각형 형태로 포장해 내구성이 좋아 사고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 무겁고 열 방출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폭스바겐, 아우디, BMW 등 많은 완성차업체가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주력하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도 나섰다. SK온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으로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고객사와 공급 관련 협의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LFP나 각형 배터리 등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언제든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유럽·중국 해외 생산거점 확대 가속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해외의 배터리 생산거점 확대도 본격화한다. 그 하나로 미국 포드 자동차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켄터키와 테네시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3곳을 짓는다.

합작법인 공장의 생산 규모는 129GWh(기가와트시)로 전기차 190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차례로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터키에도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포드, 터키 코치와 함께하는 이 합작공장에서는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생산한다. 2025년부터 연간 최대 4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전망이다.

헝가리 이반차시에는 유럽 3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3조31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이 공장에서는 2024년부터 연간 전기차 4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30GWh 규모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만든다.

또 최근 풀가동에 돌입한 중국 옌청 1공장에 이어 2024년부터는 2공장에서도 양산에 들어가 연간 3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이렇듯 SK온은 세계 곳곳에서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며 올해 말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77GWh로 확대하는 한편 2030년까지는 500GWh 이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보도채널 ‘스키노뉴스’ 인터뷰를 통해 균형 잡힌 글로벌 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생산망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전략 지역에 고르게 생산시설을 구축해야 전 세계에 양질의 제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다고 봤다.

지 사장은 “글로벌기업으로서 위상에 걸맞도록 납기 수준과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겠다”며 “최근 성공적으로 구축해 온 글로벌 양산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특히 프로세스와 시스템 차원에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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