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반대 '비영리단체' 설립… 주주명부 열람 공문 발송
DB그룹 지주사 전환 앞두고 자회사 지분 확보 위한 행보 의심

DB하이텍이 물적분할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 우려에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주주명부 열람 공문을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사진은 DB하이텍 부천 공장. 사진=DB하이텍 제공
DB하이텍이 물적분할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 우려에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주주명부 열람 공문을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사진은 DB하이텍 부천 공장. 사진=DB하이텍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DB하이텍이 최근 한동안 잠잠했던 ‘물적분할 쪼개기 상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DB그룹이 지배구조 안정화 명목으로 DB하이텍 물적분할 추진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은 주주명부 열람을 회사 측에 요청하면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전날 사측에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자금 투명성 확보 및 공문 발송 등 공식 활동을 위해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주주들을 결집해 빠른 시일 내로 5% 공시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액주주들이 집단반발 행동에 나선 데는 DB그룹이 지주사 전환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면서 DB하이텍 물적분할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5월11일 DB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통보받았다. 공정거래법상 매년 말 기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이며, 자회사의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 50% 이상인 회사는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을 50% 미만으로 조정하거나 자회사 지분 소유를 30%까지 늘려야 한다.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호황으로 DB하이텍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에 DB가 소유한 DB하이텍 지분가치 역시 4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하면서 지주회사 전환 요건에 해당됐다.

문제는 DB가 DB하이텍의 지분을 30%까지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3월 말 기준 DB의 DB하이텍 지분은 12.42%다. 추가로 17.58% 지분을 확보해야 하니, 전날 종가(4만4750) 기준으로 약 3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대주주가 물적분할 이슈를 통해 DB하이텍의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DB하이텍의 물적분할 이슈가 나오기 전날인 지난달 11일 종가는 4만8400원이었다. 다음날인 12일 이슈가 불거지자 주가는 15.70% 급락하며 4만800까지 밀려났다. 

이 회사는 같은 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풍문 또는 보도)에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제조를 담당하는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팹리스)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 중이나, 구체적인 방법 및 시기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위탁생산을 맡은 회사 안에 설계 사업부가 있으면 고객사들이 설계 유출을 우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주주들은 앞서 LG화학의 주가가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한 후 급락했던 것과 비교해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당시 LG화학 주주들은 물적분할 모회사의 주주로서 신설회사의 주식을 받지 못하는 만큼, 모회사의 가치를 보고 투자한 주주들의 투자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쏟아냈다. 실제로 70만원대였던 LG화학의 주가는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40만원대로 추락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6일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된 자회사 상장심사를 강화해 모 회사 주주에 대한 설명·소통 주주 보호 노력이 미흡하면 상장을 제한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신주우선배정권’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는 해당 안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했고, 구체적인 안은 3분기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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