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서울와이어 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나가겠다며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선을 그어 왔지만, 이미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상황을 방치할 수만은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예상된 시나리오였던 만큼, 애초에 한은은 앞으로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던 지난 13일 "당분간 금리는 빅스텝보다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은이 당장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번째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당장 빅스텝을 밟을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1.0%포인트 안쪽으로 유지되면 되는데, 현재 0.25%포인트 차이인 상태에서는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시장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미리 예상했기 때문에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 역전이 2년씩 지속된다면 자본이 조금씩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외국인 자본유출의 전례를 보면 금리 역전 시기마다 외국인 증권(채권+주식) 자금은 모두 순유입 됐다. 1기 168억7000만 달러, 2기 304억5000만 달러, 3기 403억4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다만 하반기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이후 금리 인상 속도가 다시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상승 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와 최대를 기록했다. 

물가와 경기 모두 불확실성이 커지는 동시에 전망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한은 물가동향팀은 28일 낸 참고자료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과거 물가 급등기인)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썼던 표현(“2008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미세하게 수정한 것으로, 한달 사이에 전망이 다소 어두워진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지고 금리 역전의 폭도 더 커지면,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금리 역전은 예측이 충분히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한·미 금리 역전의 폭이나 지속 기간을 가늠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예정된 한은 금통위로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로 상승했고,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다. 한은은 추가 빅스텝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전날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와 7월 물가, 8월에 발표되는 (한은의) 경제 전망 등 데이터를 보고 (다음달) 빅스텝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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