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아파트값 17주 만에 내림세, 하락 단지 속출
쌓여가는 서울 아파트 매물… 올 초 대비 6.9% 증가
'영끌·빚투' 매수 급감, 1~5월 2030 매수 비중 38.7%
전문가들, "매매가격 하향 조정… 심리 회복 어렵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강남까지 번지면서 본격 하향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최근 집값 하락세가 강남까지 번지면서 본격 하향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물은 쌓이고 거래가 줄어드는 등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 이에 집값 하락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강남까지 내림세가 번지면서 수요자들의 집값 하락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마저 꺾였다, 매매가격 '뚝'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4일 기준)은 0.03%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지난주(-0.03%)와 동일한 하락폭을 기록하며 6주 연속 내림세가 지속됐다. 수도권(-0.04%)은 전주(-0.05%)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지방(-0.03%→-0.02%)도 마찬가지다.

서울을 권역별로 보면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0.02%)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냈다. 용산구는 3주 연속 보합을 유지했고 강북구(-0.08%)와 노원구(-0.08%)가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동대문구(-0.06%)와 은평구(-0.06%)도 내림세가 지속됐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값(-0.01%)이 3월 첫째 주 이후 17주 만에 하락전환하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확산된다.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도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자이’ 전용면적 89㎡는 지난해 12월 36억25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달 14일에는 35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7500만원이 떨어졌다.

아울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91㎡는 지난달 32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2월(40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7억7000만원 하락했다. 강남권 최고가 대표 단지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7차’도 전용면적57㎡는 지난달 9일 중개거래를 거쳐 55억원(5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올 5월19일 현대 6차에서 팔린 동일 면적 역대 최고가(58억원)보다 3억원 낮은 금액이다.

강남구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집값이 떨어졌다. 해당 단지 전용 164㎡는 지난달 6일 43억5000만원(46층)에 팔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42억5000만원(47층)에 거래돼 3주 만에 1억원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 인상과 올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 등 다양한 하방 압력으로 매물적체 영향이 지속된다”며 “매수심리도 위축되며 전체적인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물이 쌓이고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매물이 쌓이고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매물적체·심리 위축, 집값 하락 기대감↑

이처럼 서울 주택시장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매물도 쌓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450건이다. 올해 초 4만5198건 대비 42.5%, 전월(6만284건)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매수심리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86.8로 9주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올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영향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으나 집값 고점 인식 등 영향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 미만은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보다 팔려고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택 매매시장을 주도했던 2030세대의 매수세도 감소했다. 올 1~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7917건) 중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3063건(38.7%)으로 집계됐다. 2020년 하반기(40.2%)와 지난해 상반기(41.4%), 하반기(42.0%)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줄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가 적용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모의 증여 등 도움 없이는 매수주체로 올라서기 힘들어졌다”며 “다만 올 하반기에는 생애최초 주택구매자 대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높아지면서 대출규제가 크게 완화돼 2030세대의 선택지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모든 지표가 집값 하락에 가까워지면서 수요자들도 올 하반기 아파트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6명은 올 하반기(7∼12월) 주택 매매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특히 서울(63.2%)과 경기(63.7%), 인천(61.0%) 등 수도권이 하락 전망이 60%를 넘었다.

전문가들도 현재 주택시장 분위기가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 하반기 주택가격은 추가 금리인상과 물가 상승, 경기 둔화 등 외부적인 요인이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위축도 이어지며 매매가격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 아파트시장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금리인상 압박과, 경기 침체 우려로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 3분기 중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 대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로 적용되고 대출한도도 6억원까지 확대된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예고돼 수요가 재차 확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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