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김민수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ㅇㅇ기업이 무상증자한다는데… 또 상한가 치겠구만’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에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무상증자 테마주’가 초미관심이다. 무상증자 소식만 나오면 상승 폭이 커지며 장중 상한가로 직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무상증자는 회사가 자본잉여금으로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자본금 납입 없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재무상태표상 자본항목 내에서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전입해 주식을 늘리는 것으로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다. 

기업이 무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하면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증자 완료 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발행 신주만큼 기존 주식의 가격이 낮춰지는 권리락 때문에 1주당 가격이 낮아져 주가가 ‘싸다’는 착시효과를 일으킨다.

실제로 지난 5월30일 코스닥 상장사 노터스의 무상증자 권리락이 공시된 후 다음 날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구우먼 역시 지난달 14일 무상증자 소식이 처음 나온 후 여섯 차례 상한가를 달성했다. 

어느샌가 ‘무상증자=상한가’ 공식까지 만들어졌다. 투자자들은 때아닌 무상증자 찾기에 바쁘다. 심지어 공시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무상증자 여력이 있는 종목 탐색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일 시디즈는 특별한 상승 요인 없이 상한가로 직행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지난 3월 기준 시디즈의 유보율(이익·자본 잉여금 등을 자본금으로 나눈 수치)이 6500%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유보율만 가지고 단정적으로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수는 없으나, 유보율이 높을수록 불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고 무상증자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상 기대심리에 주가가 움직인다지만, 예정에도 없는 일을 부풀려 믿고 투자하는 건 투기와 다름없다. 주식수 증가로 유동성이 개선될 수는 있으나 본질적인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는 이상 단순 주가 부양 이벤트에 그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권리락 후 7730원에 주가가 형성된 노터스는 상한가 행진을 마치고 9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7110원까지 떨어졌다. 공구우먼 역시 최근 3거래일 연속 내리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결국, 투자자들은 언제 갑자기 떨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 스스로가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조급한 마음에 투자가 아닌 도박을 하고 있음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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