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조선, 철강업계가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위기에 처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두 달 가까이 점거 중이다.

조선 ‘빅3’ 중 대우조선해양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하청지회는 레인 및 고소차 점거, 기관실 내 호스절단, 협력업체 직원 작업 방해, 소화기 분사, 협력업체 관리자 폭행, 자재 투척 등 불법적으로 파업을 벌였다. 최근 건조 중인 선박을 점거하며 공정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은 사실상 선박 진수를 멈췄다. 건조를 끝낸 선박은 도크에 물을 채우는 진수식을 진행하고, 이후 다른 선박이 도크로 들어와 후속 작업이 이뤄진다. 작업중단으로 사측은 현재까지 매출 손실액만 125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제철 노조도 지난 5월부터 사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 중이다. 양사 노조는 공통적으로 임금 인상을 불법적인 행위로 관철하려는 모습이다. 대우조선 협력사 노조는 저임금 구조 개선을 내세워 임금 30% 인상을 요구했다.

현대제철 노조의 경우 사측에 특별격려금을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이미 사측은 지난해 하반기 임금협상에서 실적 반영분을 포함, 기본급 7만5000원 인상과 성과급(기본급의 200%+770만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올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이 잇달아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면서 비롯됐다. 현대제철 노조도 여기에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대우조선 하청 노조는 당분간 현재와 같은 파업 형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화물연대 파업에서 정부 대응이 잘못된 선례를 남긴 셈이다. 양사는 공권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경찰은 개입에 미온적인 태도다. 

제 3자 시선에서 노조 측 요구는 일면 이해가 간다. 철강과 조선업 특성상 고된 작업과 열악한 현장 환경은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물가마저 폭등하는 가운데 임금 인상만이 이들의 노동 대가를 보상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불법파업은 정당화될 수 없다. 손실 규모는 파업이 지속되는 한 어디까지 불어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국내 경제위기가 점차 현실화하는 등 사측과 노조 모두에게 파업은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국내 주요 기업이 속속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마당에 소득 없는 대립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불법 파업행위로 노조가 요구하는 주장의 정당성도 퇴색된 지 오래다.  파업을 접고 위기를 넘긴 뒤 보상을 요구해도 충분해 보인다. 

조선업은 지난해부터 수주 몰이 중으로 한동안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이 늘면 당연히 노동자들이 반대급부를 요구해야 한다. 철강도 분위기는 다소 꺾였지만, 사측에서 근로자들의 노력과 헌신을 무시할 리 없다. 지금은 파업을 접고 ‘상생’을 도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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