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짧아 잔액 늘리기 어려워
예대율 시중은행보다 크게 낮아
충당금 등 신용리스크 관리 필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가입자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서울와이어DB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가입자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가입자 3000만명 시대가 열렸지만 이를 이끌었던 중·저신용자 대출이 현재는 오히려 인터넷은행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만기가 짧기 때문에 잔액을 늘리기 어렵고 대출 건전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인터넷은행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품 차별성 확보와 대출자산 확대, 신용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대출 금액 키웠지만 잔액은 안늘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가입자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케이뱅크가 2017년 4월 문을 연 후 5년 2개월 만에 우리나라 인구 절반 정도가 인터넷은행에 가입한 것이다. 지난 27일 기준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1913만명, 케이뱅크는 780만명, 토스뱅크는 360만명으로 중복 가입을 포함해 총 3053만명이 인터넷은행을 이용 중이다.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출 금액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5월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26조5445억원, 케이뱅크는 8조4900억원을 기록했고 토스뱅크는 이달 4조원을 돌파해 총 4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고금리 카드론을 고민하던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수요를 인터넷은행이 흡수한 것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비중은 36%로, 출범 당시 공약했던 34.9%를 넘기기도 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의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5%, 토스뱅크가 42%다. 내년 말까지 이 비중을 다시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는 44%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활성화한다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인터넷은행들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최대로 끌어올리도록 요구했고 각 인터넷은행은 개선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올 1분기에는 적극적으로 비중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1분기 기준 케이뱅크는 20.2%, 카카오뱅크는 19.9%, 토스뱅크는 31.4%를 달성했다. 문제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가 인터넷은행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점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만기가 짧기 때문에 잔액을 늘리기 어렵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을 수밖에 없는데, 인터넷은행들이 최근 만기 5년 이상의 대출을 새롭게 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1년 내외의 만기로 집행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연간으로는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액이 1조7000억원이었지만 잔액은 1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진=서울와이어DB
사진=서울와이어DB

◆대출자산 확대, 충당금 등 노력 필요 

이에 더해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의 성장 눈높이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본격적 대출증가는 2023년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의 증가속도를 어느 정도 조절하는데다, 차주의 금리수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넷은행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중은행도 마이데이터사업 등을 통해 비대면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의 상품 포트폴리오 차별성이 더욱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자산 확대도 필요하다. 인터넷은행은 10% 내외의 높은 분기 대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나타내는 예대율을 보면 시중은행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이 예대율을 100%에 근접하게 관리하고 있는 반면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가 그나마 높은 수준인 80% 중반이었다. 예대율이 낮으면 이자수익보다 이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해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자본효율성 측면에서 관리가 중요하다.

충당금 등 신용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만큼 마진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출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활성화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인터넷은행이 대출 공급 확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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