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 구성 난항에 청문회 지연
공백 장기화에 당국 분위기 어수선
총대 멘 이복현, 홀로 존재감 키워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금융시장의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여야의 힘겨루기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지연되면서 수장 자리는 아직도 공석이다. 

금융시장은 현재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트리플 악재'로 뒤덮였다. 금융당국 수장의 자리가 언제 채워질지 모르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홀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회 원 구성 난항에 '청문회 패스' 가능성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지명하고, 10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요청안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 청문회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가 시한이다.

하지만 여야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은 난항을 겪고 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정무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면서 이달 말까지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에 다음달 금융위원장 중 첫 '청문회 패스'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20일 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기간 내에 응답하지 않으면 재송부 기한 다음날부터 청문회 없이 임명할 수 있다. 다만 그 사이 여야가 합의해 청문회를 진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금융당국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고승범 위원장은 새정부 출범을 앞둔 지난달 6일 사의를 공식 표명했지만 아직까지 떠나지 못하고 있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공백을 메우느라 바쁘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김 부위원장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주요 현안 보고를 받고 있지만 사실상 공백을 메우긴 부족해 보인다. 김 후보자는 직접적인 지시도 하지 못할 뿐더러 금융위도 업권법 개정 같은 굵직한 현안을 금융위원장 없이 진행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요 정책 현안은 준비하고 있지만 중요한 사안인 경우 새로 임명될 금융위원장 없이 결정하기는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이태구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서울와이어 DB

◆'고금리 비판' 총대 멘 금감원장, 존재감 쑥

금융당국의 수장인 금융위원장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홀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20일 처음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감독당국으로선 이례적으로 은행들의 고금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은행장들에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합리적 금리 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했다. 이 원장은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나 충격 완화 방안은 예대금리와도 연결되어 있다"면서 "시스템 차원에서 예대금리차 산정체계 공시에 집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감독당국인 금감원이 은행장들을 불러 금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원장은 향후 업권별 CEO와의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이 원장이 현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는 있지만 컨트롤타워이자 수장인 금융위원장의 빈자리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원장의 책상에는 과제가 산적해있다. 

현재 금융시장 변동성은 나날이 커지고 경기침체 우려도 높아졌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만 300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24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대를 돌파했다.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들에 대한 금융지원도 적시에 이뤄져야 하지만, 이마저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연 7%대에 오른 대출금리 상단은 8%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콘트롤타워가 여전히 공석이라는 것은 큰 문제"라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조금이라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금융당국 인사를 서둘러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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