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1300원 돌파한 환율…고유가 등 겹겹이 악재
산업계 곳곳, 원가 부담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 호재라는 인식 많지만 부작용도

고유가와 고금리 부담을 견뎌내고 있는 산업계에 고환율 현상까지 겹치면서 곳곳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고유가와 고금리 부담을 견뎌내고 있는 산업계에 고환율 현상까지 겹치면서 곳곳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며 산업계에 불안감이 커진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이다. 고유가, 고금리 부담을 견뎌내는 가운데 고환율 현상까지 겹치면서 산업계 곳곳에 비상이 걸렸다.

항공업계는 고환율로 타격을 받는 주요 업종 중 하나다. 항공유를 달러로 사들이는 탓에 높은 환율은 항공업계에 악재로 작용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각각 410억원, 284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항공기 리스 비용도 달러로 지급해 환율이 오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높은 환율은 여행업계에도 악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업계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고환율로 항공료 등 여행 비용이 늘어나면서 모처럼 계획한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 해외여행을 기대했는데 환율까지 도와주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철강업계는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환율에 따라 유연탄,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부담이 높아져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수출에서 들어오는 외화로 주요 원자재를 사들이는 내추럴 헤지를 운영해 환율 변동 영향을 최소화한다. 하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되고 내수판매 비중이 높아지면 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원유업계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평소에는 수출에서 벌어들인 외화로 원재료를 구매해 환율 변동에 대응하지만 고환율 상황이 길어지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정유업계는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이 많아 이자 부담이 크다.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조선업계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은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원가부담도 덩달아 높아져 수익성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우리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매출도 늘어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져 환율 상승으로 나타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제조기업 사이에 해외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재가공해 수출하는 공급 구조가 자리 잡은 탓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요인 분석’ 보고서에도 ‘환율을 비롯한 금융 요인이 경상수지 흑자에 미치는 기여도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환율 상황이 오면 수출에 가격 경쟁력이 생겨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입물가 부담으로 제조 원가가 크게 늘어 그런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피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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