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글로벌과 함께 약세장 늪으로 빠져든 상황
PBR 1배 밑으로 떨어졌지만 단기 반등 기대는 어려워

국내 증시의 낙폭이 거세다. 23일 코스피는 하락반전 후 장중 2300선을 위협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국내 증시의 낙폭이 거세다. 23일 코스피는 하락반전 후 장중 2300선을 위협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국내 증시의 낙폭이 거세다. 23일 코스피는 하락반전 후 장중 2300선을 위협했다. 코스닥은 710선대로 밀려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지수가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은 확연하나, 안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바닥’을 누구도 확언할 수 없는데다, 반등을 위한 재료가 당분간 딱히 없는 상황이라서다. 이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기에 새로이 투자에 나설 경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49포인트(1.22%) 내린 2314.32로 마감했다. 지수는 5.03포인트(0.21%) 오른 2347.84로 출발,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1시19분에 2306.48까지 밀려났다.

코스닥 또한 코스피와 비슷한 모습을 나타냈다. 전일 대비 0.53포인트(0.07%) 오른 747.49로 출발, 장 초반 750선을 회복(751.99)했으나 이후 하락반전해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은 이날 전일 대비 32.58포인트(4.36%) 급락한 714.38로 장을 마쳤다.

현 시점에서 지수가 급락한 원인은 ▲수급 ▲반대매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요약된다. 미국의 긴축과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며 시장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영끌빚투’에 나선 사람들이 반대매매 당하면서 낙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라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점도 부담이다.

전일 국내 주식시장 마감 후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너무 빨리 많이 올리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경기침체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한국 수출이 둔화되고, 이에 따른 기업 실적 하향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를 확인해야 주식시장이 경기침체를 온전히 반영했다고 판단하고 이후 추세적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경기침체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미국의 소매 판매와 한국 수출 등 실물지표가 견조한 가운데 물가의 하향안정을 몇 달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분간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는 두 악재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변동성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했다.

시장에서 이미 지수 밴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해석한다. 전문가들 또한 “밴드는 의미 없다”는 말까지 내놓을 정도다.

이미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배 밑으로 내려섰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2440.93)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857조원으로, 3월말 상장사 보유 자기자본 1913조원을 밑돈다. 확정실적 기준으로 PBR은 0.97배다. 이후에도 지수가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으니 PBR만 놓고 본다면 시장이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것만은 확연하다.

‘과하게’ 떨어진 것이 확실하다면, 지금이 매수에 나설 시기일까. 전문가들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천정과 바닥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라며 “저평가가 곧 바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김 센터장은 “1990년대 이후 주간 단위로 코스피가 확정실적 기준 PBR 1배를 밑돌았던 기간은 전체의 28%로 빈도수가 결코 적지 않다”면서도 “약세장의 깊이는 시스템 리스크의 발생 여부가 좌우한다. 확정실적 기준 PBR 1배가 곧 바닥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이미 진행된 낙폭에 따른 가격 매력도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성, 내부 수급 불안, 주요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심화 등 다양한 변수들이 수시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두 번(7월13일, 8월10일)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확인하고 7월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연간 실적 전망치에 대한 눈높이를 조정해가는 과정에서 점차 방향성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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