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 개시에 신흥국에서 자금 빠져나가는 모습
주식 시장은 부진… 외국인 자금 유출 현재 진행 중
고공행진 아파트값, 어느새 하락으로 돌아선 상황
코인서는 셀시우스 발 제2의 루나사태 재현 우려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국내외 자산시장 전반이 흔들린다. 신흥국 시장의 경우 이미 진행 중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국내외 자산시장 전반이 흔들린다. 신흥국 시장의 경우 이미 진행 중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이다. 인플레이션이 그만큼 심각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981년 12월 이후 40년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유동성 파티는 끝났고, 긴축은 가파르다. <서울와이어>는 미국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증권과 부동산, 가계대출 등 금융시장 주요부문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편집자 주]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미국 연준이 본격적으로 시중 자금 흡수에 나서며 투자자산 전반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갈수록 강해지는 금리인상 기조는 물론이고, 양적 긴축(QT, Quantatitive Tightening)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16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온통 인플레이션에 집중돼 있으나, 연준 및 주요국 중앙은행의 강도 높은 긴축의 파급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급격한 자금 이동과 이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가능성이 있다. QT 진행으로 달러 공급이 줄어들면 달러값 강세가 나타날 수 밖에 없고, 글로벌 시장에 긴축 재료가 될 수 있다. 연준은 QT 과정을 통해 자산을 2조5000억달러 가량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자금의 급격한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관측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글로벌투자분석팀장은 “지난주 글로벌 자금 흐름은 선진국 주식형 위주의 유입 흐름이 전개됐다”면서 “선진국 주식형 펀드는 북미 위주로의 자금 유입이 전개되며 3주 연속 유입세”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남미 외 자금 유출이 전개되며 5주 연속 유출세”라며 “신흥국 채권형 펀드 또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반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9주 연속 유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위험자산인 주식시장, 코인시장 뿐 아니라 부동산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 코인시장 뿐 아니라 부동산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 자산 전반이 흔들… 빚으로 쌓은 부 무너진다

위험자산의 대표격인 주식시장은 올 들어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 코스피는 5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코스닥은 200포인트 넘게 빠졌다. 유동성 경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국인은 최근 4개월 연속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냈다.

이전 정권에서 폭등만 거듭하던 부동산도 가격 하락으로 돌아섰다. 가계대출은 이미 꼭지까지 올라와 있다.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 국내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한계까지 대출 받아 이자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물을 던질 수 밖에 없다.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시장은 쑥대밭이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까지 불리던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디지털자산 전반은 ‘위험자산’의 성격으로 투자시장에 받아들여졌다. 이에 글로벌 유동성 축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최근의 루나-테라 대폭락 사건, 셀시우스 뱅크런 조짐, 다수 스테이블코인 디페깅(1달러 이하로 가치 하락) 등 악재가 겹겹히 쌓이며 중장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외국인의 탈 한국증시 바람이 거세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이 12억9000만달러가 줄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외국인의 탈 한국증시 바람이 거세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이 12억9000만달러가 줄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 증시, 외국인은 떠나고 개인은 반대매매 직면

이미 외국인은 올해 들어 한국 증권시장에서 떠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이 12억9000만달러가 줄었다. 4개월 연속 순유출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국 경기 둔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등락률을 보면 2월과 3월에는 각각 1.35%, 2.17% 상승했으나 4월에는 2.27% 급락했고, 5월에는 0.34% 떨어졌다.

이달 들어 코스피 등락률은 -8.36%(15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연초만해도 3000선대이던 코스피지수는 전일 2447.38까지 밀려났다.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500포인트 이상 빠진 셈이다.

원인은 여럿 있겠으나, 수급 측면에서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외국인의 매도세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100일간 코스피에서 16조5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최근 20일만 놓고 봐도 1조85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대폭 인상으로 인해 외국인의 탈 한국 추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롯데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서울와이어 DB]
롯데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서울와이어 DB]

◆ 흔들리는 부동산…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뚝'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따라 한국은행이 움직이면 급매물이 대량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0% 하락했다. 지난 4월(-0.04%)에 비해 낙폭이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사실상 이미 ‘추세’가 전환된 모습이다.

서울의 아파트 값은 4월(-0.01%)에 이어 5월도 0.01% 떨어졌다. 인천, 경기도 등의 5월 아파트값 하락폭은 각각 -0.23%, -0.11%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다주택자들이 절세용 매물을 던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고,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진행하는 등 거시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요자들은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다음달 말에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의 손질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점도 부동산 전반, 특히 아파트의 가격을 낮추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가 눈치싸움에 나섰다. 이자부담을 이기지 못해 내놓은 급매물만 조금씩 처리되는 모양새다.

디지털자산 시장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장에는 “겨울이 오고 있다”(크립토 윈터)라는 말이 재차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3조 달러에 육박했던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7개월 만에 1조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사진=픽사베이
디지털자산 시장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장에는 “겨울이 오고 있다”(크립토 윈터)라는 말이 재차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3조 달러에 육박했던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7개월 만에 1조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사진=픽사베이

◆ 코인, 악재 '산넘어 산'… 물거품처럼 사라지나

디지털자산 시장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장에는 “겨울이 오고 있다”(크립토 윈터)라는 말이 재차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3조 달러에 육박했던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7개월 만에 1조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디지털자산의 원조이자 대표인 비트코인이 장중 2만3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급락세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시장 부진의 표면적 이유는 각종 악재다.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했던 루나-테라 대폭락 사태 이후에도 여러 사건들이 부상했다. 루나-테라 사태는 가라앉았지만 대신 셀시우스 사태가 제 2의 루나 사태로 떠오른다.

최근 중앙화금융(Cefi, 씨파이) 업체인 셀시우스가 이더리움의 인출 중단을 단행하면서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운다.

리도파이낸스라는 서비스가 있다.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맡기면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 이후 1대 1로 교환을 해주는 에스티 이더리움(stETH)를 지급한다.

디지털자산 담보 대출 서비스 업체 셀시우스는 stETH를 활용했다. 고객들이 stETH를 맡기면 해당 규모의 70%까지 빌려주는 것이다. 일부 투자자는 리도파이낸스에 이더리움을 맡기고 stETH를 받고, 이를 가지고 셀시우스에서 이더리움을 빌렸다.

원금을 맡겨 받은 증서로 대출을 받고, 받은 증서로 다시 대출을 받는 식이다. 가진 이더리움이 얼마 안되더라도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 굴리는 규모를 훨씬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셀시우스 이용자들의 이더리움 인출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셀시우스측은 지난 13일 오전 11시 모든 출금과 스왑·계정 간 이체를 일시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셀시우스가 자본잠식 상태이거나, 큰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위기설이 팽배하다.

이더리움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루나 사태 만큼은 아니더라도, 만약 셀시우스 등에 문제가 생긴다면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시장 전반에 대량의 자금이 풀렸다. 해당 자금들은 곳곳으로 들어가 ‘자산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긴축이 방아쇠를 당기긴 했으나, 본질적으로는 ‘빚을 갚을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9년부터 2020년 중 우리나라의 순자산 증감 요인을 분해해보면 저축을 통한 자산 취득의 기여도는 36%이며, 나머지 64%는 명목보유 손익 등 자산가격 효과에 기인한다”면서 “그간의 국부가 초저금리와 완화적 금융환경을 기반으로 형성됐다는 점에서 향후의 타이트한 금융여건과 디레버리징 압력은 자산 증가세 둔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가계부채 누증과 특정자산시장으로의 유동성 쏠림 등을 완만히 조정하기 위한 꾸준하고 일관된 정책 실행이 필요하다”면서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비 둔화와 취약계층 부실 위험 등에 대한 선제적 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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