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기준금리 0.75%p 인상… 1.50~1.75% 수준
파월 의장, 7월에도 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시사
한두 달 내 ‘금리 역전’ 현실로… 한은 금리인상 고심

연준은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금리는 국내 기준금리와 같아졌다. 이에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상 카드를 두고 고심이 깊어졌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Fed 제공
연준은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금리는 국내 기준금리와 같아졌다. 이에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상 카드를 두고 고심이 깊어졌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Fed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이다. 인플레이션이 그만큼 ‘심각’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981년 12월 이후 40년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유동성 파티는 끝났고, 긴축은 가파르다. <서울와이어>는 미국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증권과 부동산, 가계대출 등 금융시장 주요부문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편집자 주]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 연준이 4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스텝’ 카드를 꺼내 들었다. FOMC는 새로 업데이트한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금리가 3.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해 올해 남은 회의에서 앞으로 1.75%포인트 더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6월 FOMC 결과로 한국의 기준금리(1.75%)는 미국 금리에 따라잡혔다. 한은 역사상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 인상)은 없었으나 다음 달 빅스텝을 밟는다 해도 FOMC가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 양국 금리가 역전될 것으로 보여 갈길이 바빠졌다.

◆미국 연준, 28년 만에 0.75%포인트 인상

15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을(연준 목표치인) 2%에 고정하기 위해 단호한 결의를 갖고 있고,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혀 연준이 연속해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흔들리자 금리를 0.75%포인트 파격적으로 올리고 다음 달에도 같은 수준의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연준의 단호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FOMC는 이번에 새로 업데이트한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9%에서 3.4%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남은 회의는 4차례로 앞으로 1.75%포인트 더 오른다는 얘기다. 연준이 제시한 바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3.25~3.50%이다. 여기에 도달하려면 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11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씩을 인상해야 가능하다.

연준은 이어 2023년 기준금리는 2.8%에서 3.8%로, 2024년은 2.8%에서 3.4%로 각각 상향했다. 올해 추가 1.75%포인트 인상과 내년 0.50%포인트 인상 후 2024년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로 전환할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9조 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도 기존 계획대로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에서 연준은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조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인플레이션은 펜데믹,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상 폭이 이례적인 조치임을 강조,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그는 “분명히 오늘 인상은 대단히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이런 규모의 움직임이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향후 기준금리에 대해선 FOMC 정례회의 때마다 결정을 내리고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네 차례 중 한 차례 ‘빅스텝’ 할 수 있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아침 한국은행,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갖고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아침 한국은행,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갖고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이 같은 큰 폭 걸음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미 5%를 넘은 상황에서, 한국의 기준금리(1.75%)가 1.5~1.75%가 된 미국 금리에 따라잡혔기 때문이다. 한두 달 내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현실로 나타나면 투자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물가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며 대응책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갖고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현 경제 상황이 복합적 위기이며,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기에 수시로 협력하고 공동 대응하여 금융과 외환시장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의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회의까지 3~4주 남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그 사이 나타난 시장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4%로 예상되는데, 금리 인상속도가 우리보다 빠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금리 격차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외환·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이 총재는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수렴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시장은 대체로 금통위가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더 올려 연말 2.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으로, 금통위가 연말까지 나머지 네 차례(7·8·10·11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만약 0.25%포인트씩 연속 인상이 이뤄지면, 연말 우리나라 기준금리 수준은 2.75%가 된다. 이렇다 해도 점도표상 미국의 연말 예상 기준금리(3.4%)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한은도 결국 한 차례 정도 빅스텝을 밟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JP모건은 1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해 한은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가격 등 자산 가격의 연쇄 하락 현상 등을 감안할 때 이 총재로선 과감한 금리 인상 결정이 쉬운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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