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폭등'
지난해 서울 거래량 37%, 월세 포함 거래
전세대란 우려↑, "매물 구하기도 힘들다"
시장 혼선·부작용 최소화 등 의견 엇갈려

임대차3법이 조만간 손질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임대차3법이 조만간 손질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다음 달 임대차3법이 법안 시행 2년을 맞는 가운데 법안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전셋값 급등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많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잘못된 판단으로 시장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충돌한다.

◆각종 부작용으로 서민 고통 가중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임대차3법 개정안이 시행된 2020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490만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1910만원으로 420만원(28.2%) 상승했다. 법 시행 이전 상승률(9.4%)보다 18.8%포인트 높다.

임대차3법은 전셋값 폭등을 이끈 주범으로 평가된다. 전세매물이 반전세와 월세로 전환되는 부작용도 초래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전체 전월세 거래량(18만1367건) 중 월세가 포함된 거래는 6만7134건으로 전체 37%를 차지했다. 2020년(31%)보다 6%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 4월에는 전체 임대차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전세를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도입된 임대차3법은 실패작으로 꼽힌다. 특히 임대차시장에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평가된다. 빈틈 많은 법안을 악용해 세입자를 쫓아내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고 임차인과 임대인간 갈등만 심화시켰다는 목소리가 크다.

일부 세입자는 계약만료 이후 임차인 계약갱신청구 거부권을 활용해 버티기에 돌입했고 집주인들은 내 집인데 입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실거주를 위한 증명서를 보내도 세입자들은 연락을 받지 않거나 빈번히 이들의 주장을 무시했다.

다음 달 전세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2020년 7월 임대차3법이 처음 시행될 때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된 물건은 보증금 5%이상 인상이 제한됐다. 하지만 다음 달 계약이 만료되면서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지금보다 훨씬 높게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세입자들이 모든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최근 정부의 잇따른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전세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매물도 점차 사라진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6448건으로 올 3월(3만1585건) 대비 16.3% 감소했다. 월세물건도 1만9710건에서 1만5723건으로 20.3% 줄었다.

다음 주 임대차시장 보완 방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수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이태구 기자
다음 주 임대차시장 보완 방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수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이태구 기자

◆무조건 폐지 vs 시장 혼선 우려

정부는 임대차3법으로 발생한 부작용을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임대차법은 가격으로 통제해 시장을 경직시키는 등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며 “그렇다고 정부가 집주인 편이라면 천만의 말씀이다. 세입자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공급자, 수요자 얘기를 충분히 듣고 국회에서 공론화해 결론낼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4일 “정부는 부동산시장 상황과 앞으로 여건에 대한 면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민간 주택공급 애로를 해소하고 실수요자 주거안정을 저해하는 과도한 수요 규제를 적극적으로 정상화할 것”이라며 “특히 다음 주 1차 회의에서 임대차시장 보완 방안 등을 마련해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임대차3법은 확실히 손질될 전망이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원 장관은 장기적으로 임대차3법은 사실은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인 개선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임대차법은 무조건 폐지돼야 한다. 시행 이후 어떤 면에서 좋아졌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며 “이전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부작용 사례가 잇따랐다. 폐지되면 임대차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임대차법 폐지로 시장혼란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다음 달 만료되는 시점에서 어떤 상황이 도래할지 예상하기 힘들다. 폐지 수순을 밟으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분명 임대차법 시행으로 주거안정이 실현된 세입자도 많을 것이다. 완전한 폐지보다는 차근차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2년 사이 수도권과 아파트 중심으로 30% 정도 전셋값이 올랐다”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경직된 시장논리를 유발한 임대차3법은 좀 더 유연한 형태로 개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교수는 “많은 서민에게 임대차 3법은 주거복지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급격한 폐지 또는 경정은 서민 주거안정 측면에서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섣부른 규제 완화 메시지는 차별적인 시장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 방향성은 명확히 결정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는 시점에서 집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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