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출하량 90% 이상, 피해액 752억원
삼표산업·아주산업 지난주 공사 중단 결정
철근 등 건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주택시장 '위기'… "결국 수요자에게 피해"

시멘트와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서 전국 곳곳 건설현장의 공사가 멈출 위기에 처했다. 사진=픽사베이
시멘트와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면서 전국 곳곳 건설현장의 공사가 멈출 위기에 처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전국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 운송이 막히면서 레미콘 공급도 중단됐다. 아울러 철근 등 건자재 수급난이 심화돼 전국 건설현장이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파업 해결 '미지수', 공급망 차질 심화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건설현장 곳곳에서 공사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주부터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곳들이 많아지면서 일부 골조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은 공사가 멈췄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명 중 27%인 5860명이 전국 14개 지역에서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업 규모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화물연대는 지난 7일부터 한일시멘트 공장입구에서 안전운임제 확대 시행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의 여파는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퍼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파업 이후 시멘트 출하량이 90% 이상 급감했다. 총 81만톤의 시멘트가 건설현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상태다.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금액만 752억원에 달한다. 하루 150억원 피해를 보는 셈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 유통기지에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생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를 줄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공급이 중단되면서 레미콘업계까지 타격을 받았다. 수도권 대형 레미콘 업체들은 하루에 시멘트를 운송하기 위한 특수 차량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30~40대, 작은 업체는 15~20대 공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총 2700~3000대인 BCT 중 1500대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으로 하루에 한 대 분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표산업과 아주산업은 이미 지난주 전국 모든 공장이 멈췄고 유진기업도 2~3개 현장을 제외하고 생산이 중단됐다. 가동 중인 공장 중 한 곳은 이날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한 곳도 얼마나 버틸지 모르고 다른 레미콘업계 현장도 조만간 멈출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타설을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공사가 언제 재개될지 모르겠다”며 “모든 공사현장이 중단될 수도 있다. 빠른 시일 내 해결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급이 부족했던 건설업계는 이번 총파업으로 걱정이 더 커졌다. 사진=픽사베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급이 부족했던 건설업계는 이번 총파업으로 걱정이 더 커졌다. 사진=픽사베이

◆건자재 수급난… "주택시장도 위험하다"

시멘트·레미콘 공급망 차질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에 사용되는 건자재도 수급난을 겪고 있다. 이미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급에 난항을 겪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이번 총파업까지 맞물리면서 충분한 건자재를 마련하기 힘들어졌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철근 값은 톤당 100만원을 웃돌았다. 골조공사에 쓰이는 고장력철근(SD400)은 올 1월 톤당 105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급등한 수치다. 가격이 치솟으면서 건설업계는 이런 사태에 대비한 철근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중견·중소건설사의 상황이 심각하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이들은 건자재가 고갈돼 공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대형 건설사는 어느 정도 재고가 남아 있으나 비교적 자금 여유가 없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당장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

민간공사뿐만 아니라 공공아파트 건설 등 공공 건설현장도 공사 중단 위기에 처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하는 신혼희망타운 등 일부 공공택지와 공공아파트·공공임대 아파트 현장도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이미 건설업계는 원자재 인플레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황이 더 악화했고, 이번 파업까지  겹치면서 삼중고를 겪게 됐다.  공사가 중단되고 사업운영에 차질이 생기면 주택 공급과 매매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올해는 시작부터 최악이었고 최근 분위기가 더 악화됐다"면서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이 점점 사라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힘들어지면 수요자들에게도 고통이 전달된다. 이미 각종 갈등으로 침체기에 빠진 주택시장의 미래가 더 어두워질 것“이라며 ”이번 파업으로 전국 공사현장이 중단될 수도 있다. 빠른 해결로 공급이 정상화되고 주택시장이 활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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