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승 기자
주해승 기자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속화 된 디지털 금융시대를 맞아 금융사들은 앞다퉈 ‘플랫폼’을 외치고, 정부와 금융당국은 힘을 합쳐 금융시장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당국은 불필요하고 과도한 금융 규제는 과감히 정리해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방향으로 금융사들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다.

그동안 변화에 보수적이었던 전통 금융사들도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전장에 들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들이 각종 금융서비스를 영위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반면, 기존 금융사들은 아직도 복잡한 규제의 틀에 갇혀 있다. 

디지털 전환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데이터'인데, 일단 최대한 많은 고객과 개인정보를 끌어모아야 양질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력 높은 혁신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서 금융계열사 간 정보공유는 신용위험관리 등 경영관리 목적으로만 가능할 뿐 영업 목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금융지주사들은 그룹 내 계열사끼리 빅데이터를 원활하게 공유·활용할 수 있어야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번 정부는 규제 완화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낡은 규제와 감독·검사 관행을 쇄신할 것을 약속했다. 금융권에선 금융지주사 계열사 간 고객 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규제까지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금융사 보안에 대한 취약점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빅데이터 시대에서는 한곳에 모이는 정보가 방대해질수록 '보안'의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이 때문에 각종 보안 사고의 책임론에 휩싸인 금융당국이 확실한 제동 장치 없이 규제를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금융위는 고객이 정보 공유를 원하지 않을 경우 공유할 수 없도록 하는 장치 마련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사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빅테크 기업에는 유독 무관심한 당국의 태도도 문제다. 빅테크 기업의 혁신 금융서비스로 인해 점점 금융거래 편의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삼성 금융계열사 통합 앱 ‘모니모’의 개인정보유출 등 빈번한 사고로 금융소비자는 불안하기만 하다. 

매년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은 고객의 돈을 기반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그러나 이들도 당국도 정작 중요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투자는 등한시하고 있다. 금융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신뢰를 잃는다면 혁신은 아무 소용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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