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역사에 또 하나의 K코인(김치코인) 잔혹사가 새겨졌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다. 사진은 모든 디지털자산의 시조인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국내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역사에 또 하나의 K코인(김치코인) 잔혹사가 새겨졌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다. 사진은 모든 디지털자산의 시조인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국내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역사에 또 하나의 K코인(김치코인) 잔혹사가 새겨졌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다.

일각에서는 ‘코인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라는 말까지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비트코인 탄생에 영향을 줬음을 감안하면 묘한 인연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사태 초반 진화를 위해 돈을 구하러 다니다 실패했다. 결국 루나·테라의 가격 회복이 어려워보이자 ‘신규 코인 출시’를 방안으로 내놨다.

한때 시가총액이 50조원을 넘기며 시총 10위 안에 들었던 거대코인이 며칠만에 몰락한 것도 놀라운데,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배상하겠다며 나온 것이 새로운 코인이다. 그마저도 나오자마자 폭락했다. 추가로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화폐)까지 준비 중이라는 얘기마저 흘러 나온다.

디지털자산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다. 냉정하게 보면 그간 지속됐던 일들이 또 한 차례 반복됐을 뿐이다. 블록체인에 문제가 생기거나, 코인의 급락 사태, 갑작스러운 상장폐지, 사기(스캠), 해킹 등 사건사고는 끝이 없다. 

가격 폭락 등으로 빚어진 문제를 ‘새로운 코인’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조차도 새것은 아니다. 과거 국내 거래소 야피존(유빗)은 해킹으로 수백억원대의 가치를 지닌 코인을 도난당하자 “배상하겠다”면서 자체코인을 찍어내 유저들에게 뿌렸다.이듬해 코인레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그들도 자체 화폐를 발행했다.

국내에서만의 일도 아니다. 2016년 홍콩의 비트파이넥스에서도 해킹사고가 발생했고, 피해 보상을 위해 자체 디지털자산(BFX)을 발행해 피해자에 지급했다. 다만 이들은 1년여에 걸쳐 피해자가 보유한 BFX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보상했다.

이번 루나-테라 폭락 사태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디지털자산 업계의 위상이 달라져서다. 업계는 그간 꾸준히 제도권 진입을 시도해왔다.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나,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되고,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등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와중에 대형사건이 터졌으니, 관심도가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전 세계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자산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자산 혹은 투자처로서의 성격이 정해지고 자리매김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지금의 진통은 디지털자산 전체 역사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디지털자산에 대한 움직임이 있을 전망이다. 현 정부는 이전부터 디지털자산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취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하고 산업 육성에 나설 것을 천명한 바 있다.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또한 “디지털자산은 이미 일상이다. 규제 요소를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업계 자체적으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K코인 잔혹사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

유호석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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