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경력 20여년… ‘IB 대부’로 통해
대표이사 취임, 매년 실적개선 성과 이뤄
“우리의 모든 판단 기준은 항상 고객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30여년을 증권가에 몸 담가 온 투자은행(IB) 부문의 실력파다. 탁월한 위기 해결 능력을 갖춘 그는 고객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30여년을 증권가에 몸 담가 온 투자은행(IB) 부문의 실력파다. 탁월한 위기 해결 능력을 갖춘 그는 고객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우리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고객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 회사의 미래가치 제고를 위해 우리가 갖춰나가야 할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바란다.”

정영채 대표는 30년 이상을 금융업계에 종사한 정통 증권맨이다. 1988년 대우증권 입사로 증권가 생활을 시작했다. 대우증권에서 자금관리, 주식인수, 파생상품, 투자은행(IB)사업 등 금융업 요직 등을 거치며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 

정 사장은 2002년 대우증권에서 IB 담당부장으로 근무하며 NHN을 파라다이스, LG석유화학(현 LG화학) 등을 주식시장에 상장시켰다. 특히 당시 한국거래소로부터 2차례나 재심의를 요구받은 NHN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며 업계에서 실력파로 떠올랐다.

2005년 8월 우리투자증권 투자금융사업부에 영입된 정 사장은 첫해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선과 채권인수 부문을 업계 1위에 올렸다. 이후 국내 대표 IB 하우스라는 평을 듣는 현 NH투자증권의 위상까지 이어진다.

정 사장은 이후 20년가량을 IB 관련 분야에 종사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IB업계의 대부’라는 말도 나온다. 

현재의 NH투자증권은 2014년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해 탄생했다. 정 사장은 두 회사의 결합으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투자금융사업부 대표와 부사장을 지내며 회사를 키웠다. 주로 인수합병(M&A)과 IPO 주관 등의 업무를 이끌어 오다 2018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그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에는 위탁매매부문 호조, 기업공개 호황이라는 시장의 흐름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고지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투자열풍도 있었지만, 흐름을 적절하게 이용해 회사의 최대 실적을 이끌어 낸 것은 정 사장의 리더십이라는 평가다.

꽃길만 걷지는 않았다.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한 정 사장은 같은 해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휘말렸다.

옵티머스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운용자산을 속였다. 공기업이 발주한 건설공사 관련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한다고 밝혔으나, 실상은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펀드 ‘돌려막기’로 고객, 나아가 증권사까지 농락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집계한 피해 금액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법원이 명령한 벌금은 5억원, 추징금은 751억7500만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측도 엄밀히 따지면 옵티머스에 속은 피해자다. 허나 NH투자증권을 믿고 옵티머스 펀드를 산 고객들은 회사를 비난했다. 투자자들은 운용사가 아니라 증권사를 믿고 상품에 가입했으니 당연한 처사다. 심지어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를 업계에서 가장 많은 액수인 4327억원어치나 팔았다. 영업을 잘 한 것이 독으로 돌아온 셈이다.

난제를 돌파할 정 사장의 비책은 정면돌파다. 그는 2020년 6월 서신을 통해 “펀드 판매사로서 문제 있는 상품을 제공한 부분과 관련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펀드 운용에서 상식의 범위를 벗어난 일이 발생한 데 당황스럽고 참담하다. 펀드 판매사로서 져야 할 책임은 회피하지 않고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책임을 회피하기보단 고객을 먼저 위하는 것이 정도라 판단했다. 2021년 5월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에게 원금 100%를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총 2780억원을 줬다. 대신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상대로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손해배상 및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는 시련을 겪으며 오히려 경영 지침을 명확히 했다. 고객 중심이다. 정 사장은 앞서 옵티머스 사태가 터지기도 전에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고 지속성의 다른 의미는 곧 고객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미래 사업을 잡고, 고객을 위해 최근 회사의 조직도 혁신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핵심 사업 부문의 역량을 고도화하고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 이후 산업별 경쟁 기반 변화에 따른 사업구조 재편 등 기업의 자문 니즈가 확대되고 인수 시장의 경쟁도 심화됐다. 정 사장은 충분한 대응, 나아가 선도를 목표로 IB의 기업 커버리지 조직을 구조적으로 재편했다. 시장에서는 그가 전공을 살려 승부를 건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또 해외주식 활성화 및 세금 관련 제도개편 등으로 절세 이슈가 지속 부각됨에 따라 세무 관련 신규서비스 및 솔루션 기획, 인프라 구축 및 VIP 컨설팅 지원 등을 전담하는 Tax센터를 신설, 자산관리(WM)사업부 직속으로 편제했다. 조직 신설과 함께 세무사 등 전문인력을 확충해 전반적인 세무 역량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식투자자는 이미 ‘엄지족’이 우세하다. 고객 접점이 모바일 채널로 재편됨에 따라 사람들의 니즈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모바일 개발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이 모든 것은 고객을 위함이라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고객 중심의 운영체계와 조직문화를 지속해서 유지해 나간다면 여전히 우리에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는 항상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새로움을 대하는 우리의 모든 판단 기준은 항상 고객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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