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국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을 만나 추가 투자를 약속받는 등 자국의 실익을 단단히 챙겼다.

대체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는 양국에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실속은 미국만 챙긴 꼴이다. 우리나라가 얻은 것은 반도체, 원자력발전 사업에 대한 미국과 기술협력 강화 등에 내용이 전부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중 미국 기업에 국내 투자 소식은 전무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그룹 등 주요 기업들의 역대급 투자계획 발표가 이를 대신했다. 해외기업의 투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국내기업의 투자 발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미래사업 육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동시에 친기업 정책을 내세운 새 정부 경제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팎으로 불어닥친 위기 속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이 하락하는 등 암초를 만난 가운데 기업이 앞다퉈 투자 발표를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반대로 해외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투자로 챙길 이득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자국 경제성장에 집중하기도 모자른 판에 노사 리스크를 비롯한 노동 정책에 있어 단점이 뚜렷한 우리나라에 투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리 없다. 실제 카허 카젬 한국지엠(GM) 사장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그는 국내 불확실한 노동 정책이 외국 투자자들을 몰아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노사 교섭 주기(1년)나 노조 집행부 임기(2년) 등이 짧고 불명확한 규제로 인한 노동 정책의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또한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존 시설을 증설할 때 외국인투자촉진법상 현금지원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다는 제도적 허점을 언급했다. 국내기업들도 한동안 해외로 눈을 돌렸다. 

가장 큰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지만, 여기에 각종 규제와 제도들은 국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데 한몫했다. 기업의 부담이 날로 가중되는 가운데 새 정부는 과감한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국내기업의 대규모 투자도 규제 완화에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뿐 아니라 해외기업 투자를 이끌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카젬 사장은 “산업의 지속성과 장기적 성장을 위해 도전적인 영역에 인식과 변화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GM은 국내에 진출한 해외기업을 대표하는 만큼 그의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경제계도 이전부터 수도 없이 노동 개혁을 정부에 제언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이 같은 의견을 귀담아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보통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신산업 진출과 노후 설비 개설 등 다양한 이유로 추진된다. 투자 확대에 따는 긍정적인 효과는 차고 넘친다. 대표적인 예로 산업의 생산증가는 물론 일자리 창출, 소득과 소비증가 등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기업 투자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기업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공정한 법·제도 개선과 인센티브 등이 적절히 마련돼 해외기업도 맘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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