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테라폼랩스 직원 횡령 사실관계 확인 중"
"실제 4조원 전부 가치 방어에 쓰진 않았을 것"

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수사 중인 경찰은 권도형 대표가 지난 16일 밝힌 비트코인 4조원 매각대금의 행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시장에선 권 대표가 매각대금 4조원어치 전부를 가치 방어를 위해 쓰진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사진=권도형 트위터 
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수사 중인 경찰은 권도형 대표가 지난 16일 밝힌 비트코인 4조원 매각대금의 행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시장에선 권 대표가 매각대금 4조원어치 전부를 가치 방어를 위해 쓰진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사진=권도형 트위터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한국산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루나·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 수사 중인 경찰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4조원어치의 비트코인 행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는 전날 횡령 혐의로 테라폼랩스 직원 A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권 대표가 UST의 달러 연동을 지키기 위해 팔았다고 밝힌 4조원가량의 비트코인 매각대금 움직임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범죄수대는 “이달 중순께 테라폼랩스 직원 A씨가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디지털자산 거래소들에 관련된 자금의 동결을 요청한 상태다. 

◆비트코인 4조원 팔았지만 구체적 활용내역은 줄 수 없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권 대표가 세운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30억달러(약 3조8550억원) 이상의 보유 비트코인 대부분을 직전주에 매각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LFG는 코인당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한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달러 연동을 지키기 위해 5만2189개의 비트코인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같은 명목으로 3만3206개 비트코인을 UST 가치 방어를 위해 사용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FG는 구체적으로 비트코인 적립금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자매 코인인 루나가 먼저 폭락했고, 연쇄적으로 테라도 폭락하면서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UST는 한때 20센트 아래까지 내려갔고, 루나는 한순간 99% 이상 급락하며 실질적 가치가 0에 수렴했다. 

LFG에 따르면 현재 313개(약 950만달러, 한화 120억원) 비트코인만을 보유 중이며, 남은 디지털자산을 활용해 UST 피해자 보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권 대표가 매각대금 4조원어치 전부를 가치 방어를 위해 쓰진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라며 “초기 1~2조원은 지원했겠지만, 이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생각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1조원가량은 신규 프로젝트 투자를 위해, 혹은 개인 자산으로 남겨두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합수단, ‘1호 사건’ 루나·테라 폭락 사태 수사

권 대표는 지난해 국세청 조사를 통해 500억원 안팎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부당 추징이라며 반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후 법적 공방 역시 "숨길 것이 없다"는 입장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권 대표는 지난해 국세청 조사를 통해 500억원 안팎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부당 추징이라며 반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후 법적 공방 역시 "숨길 것이 없다"는 입장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국세청은 지난해 6월께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등을 대상으로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했다. 국세청 조사는 이들이 해외 조세회피처 법인 등을 통해 디지털자산 발행 관련 일부 수입과 증여에 대한 신고를 누락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 대상 등이 누락한 법인세와 소득세 수백억원에 대해 추징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낸 세금은 50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 대표는 지난 21일(싱가포르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한국 국세청이 추징한 세금을 완납했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지출 해결을 위해 독창적인 방식으로 세금을 청구했다”며 세금 추징이 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한 권 대표는 “숨길 것이 없다”며 법적 공방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어 “나 개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상관하지도 않는다. 수년 동안의 작업이 헛되지 않도록 테라 커뮤니티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순위다”라며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찰 외의 수사기관에서도 나선 상황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은 지난 20일 1호 사건으로 루나·테라 폭락 사태의 수사에 착수했다. 일주일새 약 58조원의 자산이 증발했고, 국내 피해자만 20만여명에 달한 만큼 책임 있게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디지털자산의 경우 구체적 법안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혐의로 어떻게 처벌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루나·UST 투자 피해자들은 지난 19일 권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고발했다. 

권 대표는 투자자가 스테이블 코인인 UST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연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이에 대해 신규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며, 실상은 다단계인 폰지 사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고소장에는 5명의 투자자가 이름을 올렸다. 피해액은 14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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