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이뱅크 제공
사진=케이뱅크 제공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케이뱅크가 확보하고 있는 예금 중 절반 가까이는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로부터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비트 의존도가 높은 케이뱅크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루나 사태를 계기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불안이 이어지면서, 이르면 올해 기업공개(IPO)를 예고했던 케이뱅크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모양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현재 상장 주관사들과 IPO를 위한 내부 실사 등을 진행 중이다. 본래 오는 2023년 상장이 목표였으나 지난해 코스피 호황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장 시점을 좀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케이뱅크는 2021년 당기순이익 224억원으로 출범 후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하면서 올해 IPO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IPO 시장은 올 들어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국내 증시도 연일 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는 최근 2550선까지 미끄러지는 등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대표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해 총 292억4500만원의 수수료를 케이뱅크에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케이뱅크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225억원)보다 많고 이자이익(1980억원)의 약 14%에 달하는 금액이다. 양사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2020년(2~4분기) 수수료(9억3200만원)와 비교하면 무려 30배 늘어난 수준이다.

또 케이뱅크에 예치된 예금의 절반이 업비트로부터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예수금 중 5조5617억원은 투자자들이 업비트에 예치한 현금이다. 이는 같은 시점 케이뱅크의 전체 예수금 11조4999억원 중 48.4%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맺고 실명계좌를 터주고 있지만, 이들은 전체 예금 규모가 큰 덕에 거래소 예치금 비중이 1% 미만에 불과하다. 케이뱅크의 경우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해 거래소 관련 현금을 인출한다면 전체 예금의 절반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테라·루나 쇼크로 암호화폐 시장이 불안정한데다 투자 상품에 몰렸던 돈이 대거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 낮추기는 IPO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케이뱅크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편 가상화폐를 둘러싼 리스크가 다른 금융권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금융당국이 투자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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