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빈 기자
고정빈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국민과 더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 부지를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하면서 했던 말이다.

하지만 용산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지금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각종 시위·집회로 소음이 발생하고 교통이 혼잡해지는 등 주거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집무실 이전이 용산으로 결정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은 커졌다. 용산공원을 포함한 인근 정비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타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아지면서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용산 집값은 집무실 이전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매물이 쌓이고 상승이 멈춘 서울 주택시장에서 용산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9일 기준) 용산구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와 동일한 0.04%를 기록했다. 집무실 발표 이후 7주 연속 오르며 매서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집값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아무리 집이 비싸도 주거환경이 좋지 않으면 거주하기 힘들다. 최근 용산에서는 각종 시위·집회가 끊이질 않는다. 용산 주민들은 하루하루 소음으로 고통받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은 “더 이상 용산에서 거주하기 힘들 것 같다. 호재고 뭐고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통령이 온 이후 동네가 완전히 변한 것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 16일부터 새 정부 추가경정 예산에 장애인권리예산을 반영해달라며 용산 일대를 장악했다. 출근길에는 경적소리가 가득했고 시위단체와 경찰들로 도로가 붐볐다.

과연 집무실 이전을 결정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제왕적 대통령 이미지를 벗고 국민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겠다는 목적과는 너무 다른 결과다. 2주도 안된 시점에서 벌써부터 주민들의 원성이 들린다. 윤 대통령이 생각한 소통은 분명히 이런 상황은 아닐 것이다.

집무실 이전에 따른 불편함은 누구나 예상했다. 다만 이정도까지 예측했을지는 의문이다. 생각과 경험은 다르다. 그냥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주민들도 많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법원이 집무실 인근 시위활동을 허용했다. 앞으로 대규모 집회·시위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보다 더 심하고 잦은 집회·시위를 버텨낼 수 있을까. 아니 버텨내야 한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집무실 이전을 결정하면서 분명히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대책없이 이런 큰 결정을 내렸다면 정말 큰 오산이었다.

물론 청와대가 우리에게 돌아오면서 국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용산은 어떻게 해야할까. 집값이 올랐으니 참으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 국민으로서 같은 불편함을 호소해야 한다. 그렇다고 국민의 인식이 문제라는 말이 아니다. 정부에게 대책을 마련할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앞으로 용산 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집값이 어디까지 뛸지는 모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선택이 마냥 나쁘다고는 비난할 수 없다. 정말 우리가 생각한 소통이 원활해질 수도 있다. 다만 지금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국민의 고통을 경감시켜줘야 한다. 누구도 아닌 대통령의 결정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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