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 김민석 작가, 작품 위해 4년간 준비
데뷔작에 최고의 배우들 총출동… 영광스러워
복잡한 소년사건 해결 위해 여러 관심 필요해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의 작가 김민석은 검사, 변호사와 달리 미디어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판사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그중에서도 소년부 판사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소년형사합의부'라는 극중 새롭게 각색된 소년법정에 대한 작품을 집필을 시작했다. 그리고 작품을 처음 준비하고 홍종찬 감독을 만나기까지 4년여의 시간 동안 전국 각지의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6호 시설, 청소년 회복센터, 지방법원을 오가며 실제 소년법정을 경험한 이들을 비롯해 각 가정법원의 판사, 조사관, 법원 직원과 시설 관계자, 변호사들까지 50~60명의 인물을 취재하며 디테일을 채워나갔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제작발표회 당시 주연배우진과 홍종찬 감독, 김민석 작가.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제작발표회 당시 주연배우진과 홍종찬 감독, 김민석 작가.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민석 작가는 ”취재했던 관계자분들께서 '시리즈 잘 봤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짧은 전화 한 통, 메시지 몇 줄에 많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동안 준비를 하며 잘 알고 있기에 오히려 제가 더 감사드렸습니다“며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취재했던 과정을 소개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두 팔 벌려 반겨주셨어요. 그래서 더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사례로는 생각했던 것과 다른 소년 부모님들의 태도였습니다. 법정에서 지금 내 자식이 재판을 받고 있는데, 휴대전화로 인터넷 기사를 본다든지, '너는 네 인생, 나는 내 인생'이라는 식으로 '내가 잘못했나요? 내 자식이 잘못했지. 왜 저한테 뭐라고 하세요?' 등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분들이 있다고 했어요. 보통 내 아이가 법정에 서고 시설에 가 있으면, 애가 타고 속상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부모도 꽤 많았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 심은석 역의 배우 김혜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 심은석 역의 배우 김혜수.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 작가의 데뷔작에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에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제작진이 배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을 제안했을 때 모두 각각의 인물에 대입했을 때 다른 의견을 낼 필요가 없는 최고의 캐스팅이라 생각했다. 살면서, 이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일을 할 줄은, 특히 데뷔 작품에 함께할 줄은 정말 꿈에도 상상 못 했던 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금도 배우들과의 첫 만남, 그 순간들을 떠올리면, 머리카락이 다 쭈뼛 선다.

”언젠가 현장을 방문해 김혜수 선배님과 촬영할 대사에 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선배님의 대본 책을 보게 됐어요. 밑줄부터 시작해 각 장면에 관해 연구하신 흔적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배우 한 분, 한 분 역할에 대한 책임과 열정과 노력이 엄청나셨어요. 개인적으로 8회 마지막에 나오는 김혜수 선배님의 '법이 원래 그래'라는 대사를 참 좋아합니다. 선배님만의 톤과 특유의 저음이 있는데 그 매력이 위 대사와 정말 잘 어울려요. 무엇보다 이 대사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시기에 그 장면을 몇 번이나 반복해 봤던 기억이 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무열 선배님이 4회 초반 포장마차 장면 중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나처럼 살지 말라고'를 포함한 모든 대사는 ‘태주’ 그 자체였어요. 영상에서 태주가 참 쓸쓸해 보이기도 했고 ‘그동안 참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7회에서 이성민 선배님이 법원장실에서 나와 은석과 대치하는 데서 표정 하나, 하나 그 리액션들이 너무 좋았어요. 무엇보다 태주와 이별하면서 무심하게 '넌 내 뒤 따라오지 마'라고 할 때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였죠.“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 '나근희' 부장판사 역의 배우 이정은.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스틸. '나근희' 부장판사 역의 배우 이정은.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정은 선배님은 첫 등장 할 때 '자기구나? 겁도 없이 내부고발로 부장을 쫓아낸 배석이'라는 대사가 너무도 중요했는데 그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란 기억이 있어요. 제가 대본을 쓸 때 생각했던 이미지와 말투 그대로를 재현해주셨습니다. 사실 그 대사 한 줄에서 이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가 드러나야 했는데 그 이상을 해주셔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김 작가는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인원을 취재하며 단순히 '소년범이니까 엄벌에 처해야지'라는 시선이 있었다면 '소년범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도 개선 되야 할 필요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소년심판' 공개 이후 촉법소년, 소년법, 소년재판에 대한 시선들이 많이 바뀌었으며 특히 이전부터 논쟁이 되었던 형사책임연령을 낮추자는 사회적 여론이 재형성됐다. 그는 작품을 시작으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개선되길 바란다. 엄벌이 답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김민석 작가.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김민석 작가. 사진=넷플릭스 제공

"소년사건은 소년 자신의 문제일 수도, 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가정의 문제일 수도, 친구 관계의 문제일 수도 있고, 실타래처럼 얽힌 부분인 것 같아요. 무조건이란 게 없는 복잡한 문제죠.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해 주시고 여러 관심을 가져주시면 변화가 생기고 현재보다는 좀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차기작에 관한 계획은 아직은 없습니다. 다만 목표가 있다면 오랫동안 일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소년심판'의 대본 준비를 꽤 오랫동안 했는데 넷플릭스 편성으로 연결돼 감사한 마음이에요. 더불어 무거운 작품을 보신 분들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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