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김민수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최근 ‘쌍용차 인수전’만큼 주식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키워드는 없어 보인다. 기업명 뒤에 붙었다하면 상한가는 기본이고, 그 회사 계열사 주식마저 덩달아 급등한다.

시간이 지나보니 속빈 강정이다. 한 가닥씩 한다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달려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치를 것 같던 인수전은 소문만 무성하고 내용이 없다. 심지어 ‘제보다 젯밥’에 관심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 행보도 나와 개인투자자의 배신감을 배가시킨다. 

올해 1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쌍용차와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하고 인수 막바지까지 왔으나, 지난달 25일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불발됐다.

문제의 시작은 여기부터다. 에디슨모터스의 불발 이후 시장에선 쌍용차 인수에 여러 기업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차기 주자로 나선 건 그룹 계열사를 내세운 쌍방울이다.

쌍방울은 지난 1일 특장차 제조회사 광림을 중심으로 그룹의 다른 상장 계열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 적극적으로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에는 엔터테인먼트회사 아이오케이와 광학부품 제조사 나노스, 반도체검사장비 제조사 미래산업 등 자금 좀 가졌다는 계열사들이 거론됐다.

쌍방울이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전에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달 31일 쌍방울 주가는 전일 대비 24% 이상 올랐다. 다음 날부터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컨소시엄 구성 계열사로 점쳐진 광림, 아이오케이, 미래산업 등도 연일 상한가였다.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쌍용차가 이번엔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 회생할 수 있을 듯 보였다. 정작 쌍방울그룹 계열사들은 쌍용차 인수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얻었다. 

전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계열사 미래산업은 보유 중이던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지난 4일자로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매각을 통해 미래산업은 124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하필 인수 발표 후 주가가 최고점에 달했을 때 팔아치운 점은 다분히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

섣부른 오해일 수도 있다. 전체 회생채권(약 8000억원)의 약 70%를 차지하는 쌍용차 상거래채권단이 40~50% 변제율을 요구하는 만큼, 5000억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쌍방울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약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계열사들이 동원 가능한 총 현금성 자산은 약 1600억원이다. 연간 매출을 일시에 끌어온 다 해도 부족할 수 있다. 이에 주가 급등 시점에 맞춰 자금 확보에 나선 전략일 수도 있다.

주가 매도 소식 이후 쌍방울그룹 주가는 하락했다. 단순히 주가를 띄워 이득을 챙기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 것인지,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한 과정인지 현시점에서 진위를 파악할 수는 없다. 분명한 건 쌍용차 인수전은 여전히 안갯속이란 점과 혼란 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이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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