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빈 기자
고정빈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총체적 부실이 낳은 인재(人災)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잇따른 사고를 일컫는 말이다. HDC현산은 지난해 광주건물 붕괴참사에 이어 올해도 대형사고를 일으켰다. 한 번도 아닌 두 차례 사고로 가족을 잃게 만든 죗값은 결코 가볍지 않아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된 시공사·감리자에게 법령상 최고수준의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서울시와 광주 서구청에 요청했다. 올 1월부터 진행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이번 사고 원인은 HDC현산의 시공방법 무단변경과 관리소홀 등으로 밝혀졌다.

HDC현산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발생한 학동 참사에 이어 아이파크 붕괴사고 처분이 더해지면 최고 1년8개월 영업정지,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다. 국토부도 거듭 HDC현산에 대한 엄중처벌을 예고했고, 서울시의 결정만 남았다.

HDC현산은 영업정지 처분에 대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이어간다. 하지만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지면 기업 수주 실적 등 모든 기록이 삭제돼 업계에서 완전히 퇴출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HDC현산에 대한 처분을 완화하거나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HDC현산이 우리나라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대형 건설사가 맞고 한 순간에 수많은 실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의 의견도 동의한다. 하지만 모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정도로 큰 사고를 두 번이나 일으킨 회사에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진다면 과연 건설업계의 ‘안전불감증’이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현장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언제 또 대형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는 의미다. 물론 감정에 치우친 처벌은 안된다. 하지만 잇따른 사고로 수많은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책임은 막중할 수밖에 없다.

처음이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잣대를 내밀어야 한다. 이번 처벌에 따라 앞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준이 될 수 있다. 업계와 국내 경제가 입는 타격을 우려한다면 앞으로도 강력한 처벌은 이뤄질 수 없다. 절차에 따라 마련된 법안도 무색해진다.

괜한 트집을 잡아 처벌을 내리는 것도 아니다. 이익을 위한 행동이 사고를 유발했고 원인도 명확하다. HDC현산 모든 직원이 책임을 지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책임을 피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HDC현산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몽규 HDC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봐주기식 처벌로 애매한 기준을 만들어선 안된다. 확실하고 엄중한 조치가 이뤄져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해 경고에 그쳤을 때 조치를 취했어야 됐다. 과도한 호의가 더 큰 참사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분명한 처벌을 내려야 할 때다. 대형 참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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