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승 기자
주해승 기자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차기 정부의 출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차기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와 관련해 금융권에선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이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는 이전 정부의 정책을 정상화하겠다면서도 ‘예대금리차 의무 공시제’ 등 주요 금융 공약에서 정부의 개입 강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관치금융은 사실 오늘 내일의 이야기가 아니다. 금융산업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정책적 개입이 잦고 여러가지 규제로 통제된다.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관여가 좀 과하다 싶으면 관치금융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내부에서는 관치금융을 시장 경쟁력을 저하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며 정권 교체기마다 끊임없이 자율성 확보를 요구해 왔다.

이 같은 금융산업의 요구와 비판이 부당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금융산업 중에서도 은행은 가계와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다른 산업군에 비해 공공성이 더욱 요구돼 왔고, 이에 지나친 정부의 간섭이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은행들은 대출 총량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자기들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권은 현 정부의 대출총량제한 등 과도한 개입과 규제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 이같은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정부가 대출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금리가 결정되도록 정부 개입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윤 당선인도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규제 완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윤 당선인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 공시를 강화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놓았다. 예대금리 산정과정을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금융당국이 금리 산정 과정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시장 자율과 규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는 모양새다.

이는 은행 간 담합 등 불공정 경쟁 행위가 벌어질 가능성에 주목한 해법으로, 과도한 예대금리 차이를 억제함으로써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금융회사 이익이 빠르게늘어나는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시장 가격 결정에 정부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월별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토록 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지만, 세부 원가 항목을 공개하라고 강제하거나 가산금리의 적절성을 정부 자체 기준으로 검토하는 것은 시장 원리를 해칠 수 있다.

다시 관치금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정부에는 이 같은 혼란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설득력을 갖춘 세부 정책안 수립을 통한 명확한 방향제시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새 정부 출범 후 금융부처와 국책은행 인선에서 도돌이표 회전문 낙하산 인사체계를 근절해야 한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금융권도 대거 수장이 물갈이되는 사태를 겪는데, 금융부처는 친정부의 '제 식구 앉히기' 낙하산 인사가 만연하다.

가계부채와 기준금리 인상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수장 교체에 따른 업무 연속성 단절과 그간 추진했던 가계부채대책의 원점회귀가 우려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의 교체 가능성도 조금씩 거론된다. 그간의 업무 능력과 상관없이 정권교체의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

오늘 내일의 이야기가 아닌 관치금융의 이야기를 차기 정부가 끝낼 수 있도록 날선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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