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혼신의 노력으로 채권단졸업 눈앞
신사업 추진 성과 두각, 두산중공업·두산밥캣 호실적 달성
반도체기업 인수 나서며 올해 사업영역 확장 승부수 던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위기에 빠진 그룹을 구했다. 그의 지속적인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그룹은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위기에 빠진 그룹을 구했다. 그의 지속적인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그룹은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016년 취임 후 부단한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알짜 계열사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며 빠른 속도로 채무상환에 나섰고 22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 졸업을 눈앞으로 당겼다. 이제 박 회장은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장기적인 성장체제 구축을 꾀한다.

◆계열사·자산 매각 결정에 두산그룹 ‘파란불’

박 회장이 취임할 당시 주력 계열사들은 계속되는 손실에 허덕였다. 그는 고심 끝에 사업 재편이라는 승부수를 띄웠고, 다행히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기는 또 찾아왔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부채비율이 300% 가까이 올라 재무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박 회장은 그해 6월 즉각적인 판단으로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두산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고,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동시에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클럽모우골프장 등을 매각하고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지분도 팔았다.

박 회장의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를 중심으로 오너일가 등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해 재무 유동성을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채권단 졸업 마지막 과정인 유상증자도 마무리했다. 이 같은 과정을 지켜본 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에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간 경영위기에 빠진 기업이 구조조정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때문에 박 회장의 노력은 더 높이 평가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빠른 결단과 실행으로 계열사 매각 등을 추진해온 박 회장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는다”며 “지난해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그는 다시 외연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회장이 그룹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전자BG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해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기업인 테스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박정원 회장이 그룹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전자BG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해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기업인 테스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두산그룹 제공

◆대체 수입원 확보 위해 준비한 ‘친환경사업’

박 회장은 경영 정상화의 마지막 과제인 채권단 관리체제 졸업을 앞두고 또다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가 키워왔던 계열사들을 매각하면서 대체 수입원 확보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채권단 졸업 후 안정적 성장체졔 구축을 위한 시도다.

그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채무상환 이후 여유자금을 친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투자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사실 박 회장이 꺼내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보다 앞을 내다보고 준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신사업 육성에 공들인 결과 안정적 궤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부진 탈출을 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한 결과 신사업으로 낙점한 액화천연가스(LNG) 터빈, 수소, 로봇 등을 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웠다. 두산중공업도 친환경사업을 성장엔진으로 장착했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2.5% 늘어난 11조8077억원을, 영업이익은 890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높은 부채와 100% 미만의 유동성비율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던 것과 비교하면 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같은 기간 두산밥캣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5조8162억원, 5953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불과 2년 전 한없이 추락하던 그룹을 기사회생시킨 그의 경영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변화 속 기회 찾자” 사업 확장으로 재도약

박 회장은 앞으로도 미래 성장사업을 향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그는 자구안 이행 과정에서 기업 M&A시장에서 주로 매각자로만 나섰지만, 지금은 인수자 위치에 섰다. 박 회장은 미래 수익원 중 하나로 반도체사업을 점찍었다. 테스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재차 승부수를 던졌다.

회사의 전자제품 기초소재를 다루는 전자BG사업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주요 반도체 제품의 후공정 테스트가 핵심사업인 테스나는 해당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협력사다. 인수가 성사되면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의 빈자리를 테스나가 채울 전망이다.

두산의 인수 여력도 충분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 예상한 인수금액은 약 4600억원으로 두산이 테스나를 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테스나 인수는 현재 추진하는 신사업과 별개다. 반도체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박 회장은 앞으로 공격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공격적으로 나가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자”고 강조했다. 빠른 실행력을 토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대 고비를 넘은 박 회장의 사업 확장 시도가 두산의 과거 위상을 되찾을 계기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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