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지난해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 경영권분쟁 완승
박 전 상무, 3월 주총 앞두고 회사 경영 복귀의사 나타내
최대 실적 속 저조한 회사 주가 등 올해 표대결 이상기류

박찬구 금호석유회장이 지난해 이어 올해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 상대로 경영권을 위협받는 모습이다.  이른바 ‘조카의 난’이 재현될 조짐으로 다음 달 예정된 회사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찬구 금호석유회장이 지난해 이어 올해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 상대로 경영권을 위협받는 모습이다.  이른바 ‘조카의 난’이 재현될 조짐으로 다음 달 예정된 회사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조카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다. 박찬구 회장의 조카이자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전 상무가 최근 경영복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른바 ‘조카의 난’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가 지난 9일 주주제안을 비롯해 경영권 참여 의사를 재차 피력하면서 다음 달로 예정된 회사 주주총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박찬구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올해는 이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최근 회사의 주가 부진과 실적 하락 가능성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 회장이 주총에서 조카를 누르고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박찬구 회장과 조카 사이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0년 금호그룹 인사 이후 본격화됐다. 박찬구 회장은 당시 인사를 통해 본인의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현 부사장)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반면,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는 승진에서 배제시켰다. 

박찬구 회장의 결정으로 동갑내기 사촌형제인 두 사람 간 승진 희비가 엇갈리며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재계에서는 당시 인사가 삼촌과 조카 사이 경영권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후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 3월 주총에서 박찬구 회장의 특수관계 해소와 이사진 교체, 배당 확대 등을 주장하는 등 삼촌에게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총 표 대결 끝에 박찬구 회장은 국민연금 등의 지지를 받고 조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의결권자문사인 ISS도 박찬구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회사는 주총 직후 박철완 전 상무를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고했다. 사실상 아군을 등에 업은 박찬구 회장이 조카를 몰아낸 것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박철완 전 상무가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삼촌을 향해 다시 반기를 들면서 업계 관심이 재집중 되는 배경이다.

현재 금호석유화학 지분 구조를 보면,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4.9%로 박철완 전 상무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을 앞섰다. 문제는 박찬구 회장이 지분율 우위에도 지난해처럼 완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확산된 데 있다.

현재 박철완 전 상무 측이 보유한 지분은 10.16%다. 이외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6.67%, 외국인은 19.85%의 지분을 보유했다. 일각에서는 박철완 전 상무가 지난해 세 누나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법으로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을 확대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는 지분 증여로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이 종전 9.13%에서 7.76%로 1.37% 줄었다. 본인 지분은 줄었지만 세 누나를 특수관계인으로 편입시킬 수 있게 되면서 세를 불렸다. 박 전 상무를 상대로 경영권을 지킨 박찬구 회장 지분은 지난 5월 말 기준 6.09%, 그의 장남 박준경 금호석화 부사장 지분은 6.52%다.

부진한 회사 주가는 박찬구 회장에게 최대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27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15만원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회사 실적을 견인했던 NB라텍스 시장도 올해 공급 경쟁 과열로 실적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실적이 하락할 경우, 박철완 전 상무 측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전 상무의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가 관리에 실패한 박 회장의 입지가 지난해 보다 한층 좁아진 것이다. 이에 관해 회사 측은 아직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박 회장에게 힘을 실었던 국민연금과 기관들이 최근 주가 부진 등을 고려해 박 전 상무 측의 주주제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회사 주가 부진과 실적 하락 대응책을 비롯해 앞으로 성장 전략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주주들의 표심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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