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인플레 파이터’로서 본연의 책무에 무게를 두던 한국은행이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한은은 일시적인 금리 급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단순 조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서는 한은의 긴축 기조가 누그러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

한국은행은 올해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필요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만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를 논의한 바 있다.

오는 24일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하는 한은이 역설적으로 국고채 매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 총재는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찍자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0%까지 내렸다.

그는 팬데믹 당시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한 회사채 매입,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그동안 써보지 않았던 정책 수단들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이후 저금리 부작용인 빚투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국제유가 급등,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등에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한은은 반 년 새 3번 기준금리 인상이란 기록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긴축 기조를 지속하던 한은이 국고채 매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그만큼 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347%로 2014년 9월23일(2.350%) 이후 7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초단기물인 2년물도 2.168%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2.7%를 상회하는 등 전반적인 채권 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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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기조 누그러졌나… 한은 "일시적 대응 조치" 

시장에서는 한은의 국고채 매입을 두고 한은의 긴축 기조가 누그러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 금융시장국은 "국고채 단순매입은 국채 물량을 기조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통시장의 일시적 변동성에 대응하는 원론적인 조치"라며 선을 그었다. 현재로서는 특정한 시기나 규모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은의 단순매입 발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명확한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정치권이 추경 증액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최근 상승세를 탄 금리에도 불이 붙었다.

만일 14조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국채시장에는 11조3000억원의 물량이 쏟아지게 된다. 국채 물량이 늘어나면 채권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곧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치권의 증액 요구에 국채 물량 증가가 예측되면서 투자 심리는 냉각됐고,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은행 자산의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는 국채 가치가 하락하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국고채 매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은은 오는 27에 기준금리 인상도 논의해야 한다. 이 같은 격변기에 앞으로 한은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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