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3.3㎡당 1910만원
임대차3법 반전세·월세화 가속 등 부작용 초래
'임대인 실거주 목적' 악용한 사례 빈번히 발생
임대료 협상·계약 연장 거부로 세입자 우려 커져

임대차보호법 중 임대차3법은 전셋값 폭등을 이끌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사진=이태구 기자
임대차보호법 중 임대차3법은 전셋값 폭등을 이끌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사진=이태구 기자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임차인과 임대인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몇 차례 개정을 거친 임대차보호법은 주택은 물론 상가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과정과 부작용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임대차보호법 중 임대차3법은 전셋값 폭등을 이끈 주범으로 지목된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 가속화는 물론 세입자가 쫓겨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했다.

◆효과는 '글쎄', 전셋값 폭등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임대차3법 개정안이 시행된 2020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49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910만원으로 420만원(28.2%) 상승했다. 법 시행 이전인 2019년(3.3㎡당 1362만원)과 2020년 상승률(9.4%)보다 18.8%포인트 높다. 3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아울러 전세매물이 반전세와 월세로 전환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전체 전월세 거래량(18만1367건) 중 월세가 포함된 거래는 6만7134건으로 전체 37%를 차지했다. 이는 2020년(31%)보다 6%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신규 계약 중 월세 계약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갱신 계약(3만7226건) 중 월세는 8152건(21.9%)으로 전세(2만9074건·78.1%)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신규계약(9만8958건) 중 월세 계약비중은 4만7973건으로 전체의 48.5%에 달했다. 2건 중 1건은 월세계약인 셈이다.

정부도 임대차3법 실패를 인정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7월 “그동안 정부가 다 잘했다고 할 수 없다.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후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는 지적은 뼈 아프게 새기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임대차3법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다각적인 대안을 강구하겠다”며 “해당 법안 시행 과정에서 문제점이 노출된 것은 사실이다. 정부는 보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악용해 임대료를 인상하는 임차인들로 세입자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사진=이태구 기자
계약갱신청구권을 악용해 임대료를 인상하는 임차인들로 세입자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사진=이태구 기자

◆등 떠밀려 쫓겨나는 세입자

임대차 3법은 자체로도 문제가 많다. 특히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조항 중에서 ‘임대인 실거주 목적’을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해당 조항은 집주인 본인이나 가족이 갱신계약 종료 이후 들어오겠다고 통보하면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할 수 없게 되는 제도다.

계약갱신청구권을 믿고 또 다른 거주지를 알아보지 않은 일부 세입자들은 계약 연장을 거부당해 한 순간에 길바닥으로 나앉게 됐다. 물론 임대인 개인사정 등으로 계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보다는 임대인이 집을 매매하기 위해 일부러 세입자를 내쫓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논란이 됐다.

아울러 일부 임대인들은 세입자들과 계약갱신을 논의할때 임대료 상한(5%)보다 높은 임대료를 제시했다. 터무니 없는 임대료를 들은 세입자들은 당연히 거부의사를 밝혔고, 임대인은 “그러면 내가 살테니 나가라”고 세입자들을 내쫓았다.

‘임대인 실거주 목적’을 악용해 계약을 거부하는 임대인이 많아지자 일부 세입자들은 정확한 실거주 사유나 거주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임대인들은 “내 집에 들어가서 살겠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며 세입자들의 요구를 거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로 부동산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계약갱신청구권을 믿고 집을 알아보지 않았다. 이후 갑자기 집주인이 무리한 임대료를 요청했고, 이를 거절하자 실거주 의지를 밝히며 계약연장을 거부했다”며 “실제로 거주할 목적으로 거부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임차인을 농락하는 기분이 든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몇 달 전만 해도 돌아갈 집이 있었다. 허나 이젠 부동산이 내 집인 것 같다”며 “매물도 없는 상황 속에서 집 주인이 실거주 해야 한다며 나를 내쫓았다. 분명 계약을 갱신할 것처럼 얘기하더니 임대료 협상이 안되자 계약갱신을 거부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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