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인사동 점포수 1만954개… 전년대비 2.3%↓
2002년부터 문화지구 지정, 층수 따라 수많은 업종제한
특성화 업종과 저렴한 가격 활용하면 투자 가치 충분해

 

국내외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인사동 거리가 바람만 부는 한적한 거리로 변하고 있다. 사진=고정빈 기자
국내외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인사동 거리가 바람만 부는 한적한 거리로 변하고 있다. 사진=고정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서울 상권에 발걸음이 끊겼다. 공실률과 임대료가 오르는 등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힘든 나날을 겪는 서울 상권을 직접 찾아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종로구 ‘인사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상권이다. 한국적인 요소가 많아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코스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텅 빈 거리가 됐다.

20일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출구로 나와 상가가 밀집된 인사동 거리에 도착했다. 국내외 관광객들로 떠들썩했던 거리는 바람소리만 들리는 한적한 골목이 됐다. 줄서서 기다리던, 예약이 필수였던 맛집도 이제 빈자리로 가득했다.

인사동을 자주 찾았다던 시민에게 분위기를 물었다. 시민 A씨는 “인사동 근처에 거주해 과거부터 많이 찾았다. 시끄러웠던 거리가 이렇게 조용해졌다”며 “자주 찾던 카페도 사라졌다. 국내 관광객만큼이나 많던 외국인도 사라져 어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인사동이 위치한 종로구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8.7로,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4.4%)보다 4.3%p 높았다. 사진=고정빈 기자
지난해 3분기 인사동이 위치한 종로구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8.7%로,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4.4%)보다 4.3%포인트 높았다. 사진=고정빈 기자

◆발걸음 '뚝', 업종제한 영향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사동이 위치한 종로구 중대형 상가 공실률(일반 3층 이상㎡·연면적 330㎡ 초과)은 10.6%다. 소규모(일반 2층·연면적 330㎡ 이하) 상가 공실률은 8.7%다.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 공실률(4.4%)보다 4.3%포인트 높은 수치다.

임대료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사동 전체 상가 임대료는 ㎡당 18만5345원이다. 2019년(21만1372원) 대비 2만6027원(14.0%) 떨어졌다. 침체기에 빠진 지역에서 임대료 하락세를 나타낸다. 월세를 인하해서라도 소상공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점포 수도 줄었다. 서울시 ‘지역·상권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사동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점포 수는 494개다. 전년 동기(540개) 대비 46개(8.5%) 줄었다. 전체로 점포 수로 봐도 마찬가지다. 2020년 3분기 1만954개였던 인사동 점포 수는 지난해 3분기 1만693개로 251개(2.3%) 줄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임대를 내놓은 점포 수를 합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인사동에 들어온 신생기업 생존율은 83.5%다. 3년 생존율은 63.2%, 5년은 47.5%다. 2~3년까지는 창업을 유지하는 점포가 많지만 5년 이후부터는 2곳 중 1곳이 문을 닫는다는 의미다. 인사동의 평균영업 기간은 최근 10년 기준 3.5년이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우리 가게는 외국인은 물론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맛집으로 유명했다. 예전에는 1시간 동안 기다리는 손님도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줄은 커녕 빈자리가 더 많다.  금방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이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발걸음이 끊기자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상가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9년 3분기 인사동에서 개업한 점포 수는 191곳이다. 하지만 폐업한 수는 252곳에 달했다. 2020년에는 184곳이 개업했으나 245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에는 163곳이 희망을 품고 창업을 시작했으나 205곳 상가의 불이 꺼졌다.

유동인구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 3분기 2만7310명에 달했던 유동인구 수는 2020년 3분기 2만1220명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1만9472명으로 2만명대 아래로 내려왔다. 2년 만에 7838명의 발걸음이 끊긴 셈이다.

인사동은 2002년부터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문화지구는 문화시설과 업종, 문화적 보존을 위해 지정된 지역으로 업종이 제한된다. 인사동 문화지구 1층 건물에서 ▲휴게음식점 ▲일반음식점 ▲제과점 등은 입점이 불가능하다. 이 외에도 이동통신업과 의료기관, 화장품 제조판매업 등 수많은 업종이 금지됐다.

선종필 상가레이다 대표는 “인사동 상권은 과거에 비해 많이 변했다. 외국인의 방문도 줄었다”며 “자본형 상권이 들어서며 고유 상권 분위기가 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인사동은 현재 개인투자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로드주변 상가와 저렴한 매물을 고려하면 투자가치가 충분한 지역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인사동은 현재 개인투자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로드주변 상가와 저렴한 매물을 고려하면 투자가치가 충분한 지역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특성화 업종 고려해 투자"

이번엔 인사동 투자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았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사동은 상가 문의가 예전보다 줄었다. 권리금이 없이 내놓는 상인도 많다”며 “월세는 66㎡ 기준 200만원 정도지만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낮은 임대료가 책정됐을 때 신생기업이 많이 들어오지만 충분한 정보와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임대료가 떨어진 상황만 고려해 창업을 시작한다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인사동 상권은 업종과 위치 등을 고려하면 투자 가능성이 충분한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종로 집합 상가 투자수익률은 2.25%다.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 수익률(1.61%)보다 0.64%포인트 높다. 투자수익률은 3개월 동안 부동산 보유에 따른 투자성과를 나타낸 지표로 소득수익률과 자본수익률을 합산해 산출한다.

인사동 상권이 불안한 투자자들은 인근 익선동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업종제한으로 고난을 겪은 인사동 상인들이 익선동으로 눈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인사동이 보다 더 활성화될 수 있지만 안전성을 고려한다면 인근 지역을 살피는 것도 좋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체적 상권이 코로나19 이후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줄었고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인사동도 그 중 하나”라며 “지금 환경에서 상권에 대한 투자는 매출액이랑 연결될 수밖에 없다. 입지적 위치와 가격이 저렴한 매물을 전략적으로 판단해 매입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종필 대표는 “지금 인사동 개인투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가 인사동에 들어서기는 조금 까다로운 편”이라며 “그래도 로드주변 상가를 활용하거나 전주한옥마을과 같이 특성화된 사업을 시작하면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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