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첫 LP는 네 살 때 선물 받은 박남정의 '널 그리며'
초등 6년생때 '곡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수꿈 키워
노래하게 될 줄 상상 못했지만 지금은 자신도 기대 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김종서가 뽑은 국내 톱10 기타리스트. MBC TV ‘복면가왕’ 프로그램에서 그가 마스크를 벗었을 때 모두가 놀랐다. ‘그동안 노래를 왜 하지 않았느냐’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던 가수였다. 그런 정모가 밴드 트랙스의 둥지를 떠나 싱어송라이터로 첫 발을 떼며 본격적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끊임없이 활동영역을 넓혀가는 정모다.

가수 정모.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정모.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제공

-태어나서 가장 처음 들었던 가요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나요? 언제 처음 ‘가요’에 입문했는지 궁금해요.

제가 어릴 적엔 길에 있는 매장이나 가판대의 스피커에서 가요가 흘러나오던 시절이었어요. 네 살이었을 거예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갔는데 어머니께서 물건을 고르시는 동안 제가 레코드가게 밖에 있는 스피커 앞에 서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자 나중에 오신 어머니가 ‘이 노래 좋아?’라고 물으시고는 제게 이 노래의 LP를 사주셨어요. 그 노래가 바로 박남정 선배의 ‘널 그리며’였어요.

성격이 이성적이신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렸을 때 ‘어차피 조금만 갖고 놀다가 질릴 텐데’라는 생각에 장난감 같은 걸 잘 사주시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이 장난감 사주실 돈을 아껴서 제게 첫 LP를 사주셨죠. 그래서 네 살인 꼬마였던 제가 스스로 LP판을 꽂아서 돌리고, 세척도 하고, ‘LP를 조심스레 다뤄야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배운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후부터 제가 ‘가요톱텐’ 같은 프로그램을 보며 TV 앞을 떠날 줄 모르고 앉아있으면 어머니께서 ‘저 곡을 좋아하는구나’라며 LP판을 사주기 시작하셨어요. 그렇게 이선희 선배, 변진섭 선배 등 장난감 대신 LP를 선물 받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가요에 입문했어요.

2020년 2월 23일 방영된 MBC 예능 '복면가왕'에서 정모는 보컬로서 그동안 숨겨진 역량을 보여줬다. 영상=MBC Entertainment

-지금은 싱어송라이터로 직접 노래를 부르지만 데뷔 이후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타리스트로 밴드에서 연주만 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나요?

어릴 때는 흔히 말하는 ‘가수’ 그러니까 무대 가운데 서서 노래를 부르는 보컬이 꿈일 때도 있었죠. 그런데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LP를 구매하면 가장 먼저 한 것이 LP 뒤에 기재된 제작자와 작곡가, 작사가, 연주자 등의 리스트를 읽어보는 것이었어요.

최고의 스타 가수 앨범 한 장을 만들기 위해 참여하는 뮤지션이 궁금하기도 했고 때로는 ‘unsung hero’로 느껴지는 순간이 종종 있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곡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작곡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악기를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일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당시 음악 토크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시청하고 있는데 박진영 선배가 출연하셔서 “원래 피아노로 곡 작업을 하는데 이번 신곡은 기타로 해보았다”며 인터뷰를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어? 기타를 치면 곡을 쓸 수 있어?’라는 놀라움을 느끼곤 그때부터 어머니께 기타를 배우게 해달라고 계속 고집을 피웠어요.

결국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 돼서 학원에 방문한 저는 원장님께 ‘곡을 쓰고 싶어요’라고 하니 통기타를 추천해주셨어요. 한참 상담 중이었는데 옆방에서 다른 수강생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일렉트릭 기타를 계속 연주하는 거예요. 그런데 일렉트릭 기타의 소리가 제 귀에서 맴돌며 무언의 이끌림을 받았어요. 원장님께 손가락으로 옆방을 가리키며 ‘저, 저 기타를 배우고 싶다’라고 말씀드렸죠.

원장님께서는 ‘일렉기타는 록음악이나 밴드음악을 할 때 쓰는 악기고 작곡을 하려면 통기타가 훨씬 도움이 될 거다’라며 설득하셨지만 이미 제 마음은 그 짧은 사이에 완강히 돌아섰죠. ‘저거. 저 기타 배울게요’라면서요. 그렇게 제 인생의 첫 기타는 통기타가 아닌 일렉트릭기타가 됐어요.

일렉트릭기타를 배우다 보니 ‘계속 이 기타의 소리를 듣고 싶다’라는 매력에 빠졌어요. 중학교 2학년 때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모여 “우리 1년간 개인 연습 열심히 하고 1년 후에 모여서 밴드를 만들자”고 약속을 했어요. 그리고 정말로 1년 후인 중3이 돼서 처음으로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정식 공연을 했어요. 그것이 ‘기타리스트 김정모’로서의 첫걸음이었어요.

밴드를 이루고 밴드에서 가장 자주 다루는 록 장르를 연주하다 보니 어느 순간 록밴드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하게 됐어요. 노래를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한 이유는 별다른 건 없어요. 그저 당시엔 기타를 연주하는 게 좋았어요.

물론 이제 싱어송라이터로서 발라드와 어쿠스틱을 연주할 때도 있으므로 통기타를 치며 노래 부를 때도 있지만, 그저 기타리스트로서 보컬과 컬래버레이션 할 때가 있어요. 지난해 ‘불후의 명곡’에 정동하 형과 출연했을 때가 그런 사례죠. (정) 동하 형이 노래를 부르고 제가 기타를 연주했거든요. 올해는 노바소닉과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

중학교 시절 처음 밴드 결성을 위해 연습을 할 때 ‘앞으로 나는 평생 노래할 일은 없겠다’라는 말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래도 부르며 기타도 치고, 어떨 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프로페셔널한 기타 연주를 보여주고 거기에 더해 DJ로서 ‘수다쟁이’의 모습까지. 정말 활동 영역이 넓어졌어요. 사람의 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앞으로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저도 기대됩니다.

<계속>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ponsored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