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생활경제부 기자

“제품가격 인상 결정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쌀값 인상 요인이 가장 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 28일 ‘햇반 컵반’의 가격을 300원씩 인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쌀값이 올라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쌀(상품, 20kg) 가격은 5만87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2% 올랐다.

그런데 CJ제일제당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지난 2월 ‘햇반’의 가격을 인상한 지 3달도 되지 않아 또다시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원가 부담으로 인해 제품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매년 초에는 식품업계의 제품가격 인상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큰 이윤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써 2번이나 제품가격을 인상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액 24조2457억원, 영업이익 1조3596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월에는 2019년 재무구조 안정을 위해 매각했던 영등포 공장부지를 2300억원에 다시 사들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최고 실적을 기록한 기업이 재무구조 안정을 이뤄냈다며 재정적으로 어려울 당시 매각했던 부지를 다시 사들였다. 정작 코로나19로 인한 쌀값 가격이 부담된다며 제품가격 인상을 결정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는 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에 지난 3월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성명서를 내고 가공식품, 식음료 등의 가격을 수시로 인상하는 식품업계의 행태를 규탄했다. 이들은 “CJ제일제당이 지난 5년간 3번이나 가격을 올렸으며 인상 때마다 6~9%의 인상률로 소비자에게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2017년 쌀값이 오름세로 바뀐 뒤 올해까지 ‘햇반’ 제품에 대해 3번의 가격을 인상했다. 반면 2013년 이후 쌀값이 내림세를 유지했을 때는 가격을 낮췄다는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연초부터 이어온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지금 CJ제일제당으로 인해 관련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다시 한번 불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은 신규 제품 출시 때마다 “고객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현재 CJ제일제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과연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

가격 인상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지금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재무구조가 개선된 업계 1위 기업이 굳이 이 시기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어야만 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CJ제일제당이 식품업계에서 ‘맏형’ 역할을 하는 만큼 소비자를 위한 행동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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