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김민수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두 거대 고래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과 함께 위안화 가치가 급락 중인 가운데도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올리며 올해 초 1단계 무역 합의를 계기로 잠잠해졌던 미중 환율 갈등이 신 냉전 수준으로 고조된 것이다.

 

지난 29일 중국 당국의 환율 관리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인민은행 고시 중간(기준) 환율은 전날보다 0.05% 오른 7.1316위안으로 고시되며 고공행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기록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두고 미국은 중국이 자국 수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한다고 주장하며 환율조작국의 의심을 다시 키우고 있다.

 

작년 8월 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이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곧장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표출됐다.

 

이후 지난 1월 미중 양국이 중국의 환율안정 노력을 포함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한 것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서 내렸고 양국 간 환율전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중국 경제에 관한 불안감이 커지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곧장 다시 7위안 선을 넘어섰고 최근 미중 갈등 격화의 여파로 더 올라 7.2위안 선까지 위협 중이다.

 

일반적으로 시장 불안이 확산했을 때는 세계적인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문제는 중국이 전처럼 '환율 안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이런 흐름을 일부러 방치하고 있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 환율이 위험 수위에 오르면 외국 선물환거래 20%의 증거금 부과,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시 경기대응요소 재도입, 환율안정 채권 발행 등 다양한 환율 안정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에 위안화 안정 신호를 발신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달러당 7.2위안 선까지 위협하는데도 아무런 대응에 나서고 있지 않아 미국이 이에 날선 의심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로 어려움에 빠진 중국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효과를 일부 볼 수도 있겠지만 중국 자본시장에서 외자가 대량으로 유출하는 등의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고려하면 환율 조작으로 얻는 득보단 실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에 이런 의심이 중국으로선 불편하기만 할 것이다.

 

한편 미·중 환율전쟁이 심화되면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져 우리 기업들에는 좋지 않은 여건이 조성될 우려가 있다.

 

미국의 주장처럼 위안화 절하가 중국 정부 개입의 환율 조작된 결과이든지 단순히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것이라든지 어느 쪽이든 미국은 차기 대선과 여러 정황이 얽힌 상황에서 무역 갈등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

 

양국이 본격적인 환율전쟁으로 치달을 경우 상호 간 강도 높은 무역 제재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와 수출 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중국 위안화 환율 변동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가 10% 떨어지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장에서 경쟁 수준 상위 10%인 한국 제품의 수출은 0.6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 경합도가 높은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전자제품, 기계류, 철강산업 등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미중간 싸움은 서로도 상처 입지 않고 끝날 수는 없다.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새우등 터지듯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코로나19만으로도 힘든 시국을 전 세계는 견뎌내고 하루하루 싸워 나가고 있다.  원만한 해결로 단합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길 바라며 현시점에 더 우선시 처리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두 나라 모두 공감하고 현명한 판단과 대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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