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식당가, 저녁 장사 거의 중단 상태
직원 출근 못 하게 하고 사장 혼자 가게 지켜
소상공인 매출 급감, 어려움 가중

평일 저녁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 풍경. 사람들로 넘쳐나던 이곳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찾아오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평일 저녁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 풍경. 사람들로 넘쳐나던 이곳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찾아오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서울특별시의 대표적인 도심 중심지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 건물들 사이에는 크고 작은 많은 식당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식당들은 통상 오후 6시 퇴근 시간이면 끼리끼리 몰려 저녁과 함께 소주 한잔 기울이는 직장인과 시내를 돌아다니다 저녁을 해결하려는 사람들, 광화문 광장을 구경하고 온 국내외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시끌벅적한 명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벌어진 뒤 지나다니는 사람들조차 드물 정도로 한산하기만 하다.

한 실내포장마차를 들어가려고 하니 사장이 먼저 보고 문을 열어줬다. 같이 일하는 동업자와 단 둘 뿐. 점심시간에도 예전의 절반도 못 미쳤고, 저녁시간인데 기자 일행이 첫 손님이라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장사를 하고 있다”는 사장은 “그나마 단골손님들이 찾아와 주고 있어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다음 손님이 오실 때까지 있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저녁 9시가 다 되어서야 두 팀의 손님이 와서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초저녁부터 한산한 서울 도심

광화문 뿐만 아니라 종로 1가에서 6가까지 저녁 시간은 매우 조용하다. 어르신들이 주로 머물렀던 종로3가 송해거리도, 탑골공원도 마찬가지다. 장기와 바둑을 두던 이들도, 막걸리 한 잔에 취해 고함을 지르던 사람들도 없다. 거리를 지나가던 한 노인도 귀가 중이었다. 그는 “코로나19가 노령층에게 치명적이라고 해서 일만 보고 일찍 집으로 간다”면서 “모여 있으면 아무래도 (감염될) 위험이 크니까. TV에서도 그러지 말라고 하니 겁이 나서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그렇다고 동네 식당에 손님들이 늘어난 것도 아니란다. 주로 배달을 시키기 때문이다. 반찬가게들도 배달을 하는 사례가 늘었다. 손님들이 시장에 오는 걸 꺼려서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걸쳐 있는 식당가들이 특히 그렇다. 식사를 하고 간 것도 아니고 지나갔을 뿐이지만, 손님이 확 줄어든다. 임시 휴업을 하고 소방역을 해도 불안해하는 고객들이 안 올까봐 걱정이다.

식당에 손님이 있어야 주변 상가에도 손님들이 온다. 식당이 장사가 안되니 그런 상가들도 사실상 휴업 상태다. 바쁜 시간 때에는 사람을 뽑는데 일이 없으니 이들에게도 당분간 쉬라고 하고, 사장 혼자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화장품 가게, 안경 가게 등은 물론 이발소와 미용실까지 매출이 급감했다고 한다.

“서비스업이라는 데 손님들이 안 오니 서비스를 못 하고 있다”는 안경점 사장은 “어려운 시기를 수도 없이 겪어봤지만 이번에는 특히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사람들의 지원과 응원에 ‘희망’ 가져요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외식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소상공인 10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상공인 1044명(97.6%)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손님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답한 소상공인이 486명(45.7%)으로 가장 많았고, 30~50% 감소 292명(27.5%), 15~30% 감소 226명(21.3%), 15% 이하 감소 44명(4.1%) 순으로 조사됐다. 정부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요청으로 재택근무 등의 조치가 본격화 된 2월 하순경부터는 손님 감소폭이 훨씬 더할 것으로 추정된다.

식당과 주변 상가의 위축은 이들에게 원재료를 공급하는 농어촌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미치고 있다. 장사가 안 되니 채소와 고기 등의 구매도 줄어들어 판로가 막힌 농촌에서는 다 키워놓고 캐면 캘수록 돈만 더 들어 그냥 밭을 갈아엎어 버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돕자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와 함께 1차 2500억 원 자금에 2조9000억 원을 더해 총 3조1500억 원의 자금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일부 건물주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세입자 소상공인들에게 임대료 인하 또는 지급 연기 등을 실시하는 한편,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식당을 이용하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화곡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사장은 “여러 분들의 온정 덕분에 많은 소상공인들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품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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