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BSI 전망치 급락…향후 더 떨어질 듯
기업인들, 사태 진정돼도 소비 회복 더딜 것
주요 업종 이미 타격, 연말까지 불황 지속 전망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국내에 확산됐던 지난 2015년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뷰티박람회(K-BEAUTY EXPO 2015)’를 방문한 바이어가 국내 기업 부스에서 직원과 제품 상담을 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전시회 참여 등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업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2020년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러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코트라 제공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국내에 확산됐던 지난 2015년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뷰티박람회(K-BEAUTY EXPO 2015)’를 방문한 바이어가 국내 기업 부스에서 직원과 제품 상담을 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전시회 참여 등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업 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2020년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러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코트라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사업은 심리전이라고 한다. ‘잘 될 것 같은 느낌’, 또는 ‘어려울 것 같은 불안감.’ 다양한 통계 수치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지만만, 사업을 수십 년간 해 온 기업인들은 몸으로 느끼는 ‘감’을 중시한다.

기업가들이 느끼는 감과 경기 동향에 대한 판단, 예측, 계획을 관찰하여 지수화한 경기 지표들 가운데 하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씽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의 설문을 받아 매월 말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다.

BSI는 지수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다음 달 경기가 긍정적임을, 미만이면 부정적임을 의미하는데, 지난달 26일 한경연이 발표한 3월 BSI 전망치는 84.4였다. 이는 1999년 이후 3월 통계 가운데 3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 3월(76.1)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나온 2월 BSI 전망치 92.0 보다 7.6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3월 BSI 전망치 ‘84.4’ 뚝, 회복 쉽지 않아

과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2~2003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2012~2015년)과 비교하면 코로나19에 대한 기업들의 공포감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한국에 사스 첫 환자가 발생한 것은 2003년 4월 29일이다. 그해 5, 6월 BSI 전망치는 각각 108.1, 96.4였다. 7월(90.3)과 8월(91.4)에도 부정적 전망이었다가 9월 긍정적(109.6)으로 돌아왔다.

국내에 메르스 첫 확진자가 확인된 것은 2015년 5월 20일이었는데, 그 해 6, 7월 BSI 전망치는 96.4와 84.3이었다. 8월(89.6), 9월(95.1)이후 10월(101.2)에 긍정적 전망을 냈다.

사스와 메르스 때에는 국내에 단기간에 종료 됐기 때문에 첫 확진자 확인 후 4개월이 지나면 심리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는 확산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전의 흐름과는 달리 장기간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를 것으로 보인다. 3월 전망치도 국내에 확진자가 폭증하기 직전인 2월 12~19일 기간 동안 조사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나마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어서, 4월에는 전망치는 또 더욱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도 “코로나19가 아직 초기 단계이고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이라 그 영향이 과거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부정적 심리 연말까지 지속될 것

기업들의 기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지만, 쏟아지는 코로나19 관련 소식에 경악하고 있는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기는 쉽지 않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기업들이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못하고 있다.

한경연 설문 결과 10개 기업 중 8개 기업(80.1%)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전체 기업 중 14.9%는 부정적 영향이 상당하다고 답했다. 상당한 영향을 받는 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여행업(44.4.%), 운송업(33.3%), 자동차(22.0%), 석유·화학제품(21.2%), 도·소매(16.3%)순이었다. 또한, 기업들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문으로 내수 위축(35.6%), 생산 차질(18.7%), 수출 감소(11.1%)를 꼽았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공장 비가동으로 인한 생산중단과 중국 수요 감소로 인한 생산량 저하 등의 영향이 크다고 응답했다.

이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문제다. 일단 정부는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되는 이달 말 즈음이면 코로나19 확산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이럴 경우 국민들의 불안 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은 다르다. 불안감 희석이 소비심리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진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며, 한국의 코로나19 사정이 나아진다고 해도,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 등 한국 제품의 주력 수출 국가에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IT(정보기술) 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대기업 임원은 “회사 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은 올해 연말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망은 3~4월내에 안정세로 돌아선다는 가정에서 추정한 것”이라면서 “장기화에 따른 해외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직접 수출이 불가능할 경우 우회 수출을 위한 신규 판로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ponsored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