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비영리사단법인 설립… 동티모르 등 오지마을에 700개 '쉐어라이팅' 전달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산업폐기물 직전에 놓였던 발광다이어오드(LED)칩이 오지마을 아이들의 희망이 됐다.


LED칩 전문제조업체 세미콘라이트 박은현 대표이사(사진)가 2016년 11월 설립한 쉐어라이트는 촛불의 버려지는 에너지와 LED칩을 업사이클링한 LED 램프 '쉐어라이팅'을 오지마을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비영리사단법인이다.


1년간 150여명 후원자가 동참해 동티모르, 베트남 등 오지마을에 LED 램프 700개를 전달, 700가구의 아이들 책상 위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방과후 전기없는 오지마을 아이들의 책상 위를 모두 밝히고 싶다는 박은현 대표를 9일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만나 쉐어라이트의 탄생 스토리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 대표는 "'쉐어라이팅'을 통해 에너지·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Q 쉐어라이팅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세미콘라이트에서 매월 생산하는 LED칩이 총 1억개다. 이중 5%정도 못 쓰는 것들이 생긴다. 한달에 버려지는 LED칩이 500만개 수준인거다. 너무 아까웠다. 산업폐기물로 만들 바에야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LED칩의 역할이 빛을 나오게 하는거다. 빛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집단이 어디일까. 그래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마을 아이들이 책상 위에 놓고 쓸 수 있는 LED램프를 만들어야 겠구나. 그게 쉐어라이팅을 개발하게 된 스토리다."


Q 전기가 없는데 어떻게 빛을 들어오게 하는지, 원리가 궁금하다.


"오지마을은 저녁에 호롱불이나 촛불을 많이 쓴다. 그래서 컵과 홀더의 온도 차이가 있을 때 전력이 발생하는 '제백 효과(seebeck effect)'를 활용했다. 홀더 안에 캔들을 넣어 컵과 홀더의 온도차를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촛불의 열기를 전기로 전환, LED 빛을 켤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일반 초 대비 100배 가량 밝기가 증폭된다. 우리는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독서하기 가장 좋은 밝기라는 200~250룩스(Lux) 밝기를 구현했다."



▲ 쉐어라이팅


Q 쉐어라이트는 어떤 활동들을 하는가.


"회원들에게 후원금을 받아 '쉐어라이팅'을 오지마을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11월 현재까지 동티모르, 스리랑카, 베트남 등 오지마을에 쉐어라이팅 700개를 보내는 성과를 냈다. 우리는 완성된 물건을 보내는 대신, 아이들이 램프를 직접 조립하면서 과학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베트남 방문의 경우 서울대학교 글로벌 해외 봉사단 학생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Q 현재 국내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찾아가는 수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교육 분야에 관심이 상당한 것 같다.


"'에너지와 빛 이야기'를 주제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 정책이다. 에너지 정책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선행돼야 할 게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 아이들이 재생에너지가 무엇인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 잘 모른다. 그저 막연하게 알 뿐이다. 버려지는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원자력에너지의 위험성이 무엇인지 등을 가르쳐주면 에너지를 대하는 아이들의 생각의 깊이가 실제로 확연히 달라진다. 기회가 되면 수업을 더 확대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Q LED 램프 외에 최근 개발 중인 상품이 있다면.


"LED 온열의자를 개발 중에 있다. LED 램프에 들어가는 12g짜리 티캔들의 경우 약 40와트 전력을 생성하는데 이중 전기로 만들어지는건 고작 2와트에 불과하다. 38와트는 여전히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LED 온열의자는 열기로 버려지는 에너지까지 모두 사용하자는 목적 의식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공업사를 통해 수거한 엔진오일통 안에 캔들을 넣어 만들었다. 따뜻한 의자에 앉아 열 에너지가 만든 전기로 노래를 듣거나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고 LED 조명을 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외부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무상으로 지원하고 싶다. 올 겨울을 스타트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 11월 현재까지 베트남(위), 스리랑카 등의 오지마을에 총 700개 쉐어라이팅을 전달했다.


Q 비영리사단법인인 만큼 후원자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지금은 회원수를 어떻게 확보할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보낼 대상을 찾는 작업에 집중하고 싶다. 램프를 꼭 필요로 하는 곳에 보내줘야 많은 분들이 믿고 참여할 수 있을 테니까…. 현재는 레퍼런스를 쌓아가는 단계다. 후원자 확보는 그 다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Q 쉐어라이트의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에는 쉐어라이팅을 2000개 기부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국내 학교와 해외 오지마을에 있는 학교를 연결해 국내 아이들이 공책이나 연필 등 자신의 학용품을 보내고 기부의 의미를 마음 속 깊이 되새길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다. 과학수업 역시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비영리사단법인으로서 내년에는 신뢰도를 높이는 베이스 작업들에 중점 둘 방침이다."

boraa8996@hanmail.net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ponsored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