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산에 소재한 중견 조선업체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책은행에서 파견한 채권단 단장과 물품‧자재 구매 담당 직원이 언성을 오가며 싸웠다고 한다.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기업 내에서는 채권단장이 실무 직원에게 직접 시비를 걸지 않고, 실무 직원도 상사가 보는 앞에서 채권단장에 들이대지 않는 불문율이 있는데, 그날 그곳에서는 대놓고 폭발했다.직원들이 뒤늦게 알게 된 그 날 충돌의 이유는 ‘150원’ 때문이었다. 관리 기업으로 파견간 채권단장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는 매일 회사 재무담당 직원이 올리는 비용지출 명세를 검토하고 결재도장을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10.07 14:03
-
용산 전자상가가 이슈다.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17일부터 최신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3080’ 시리즈를 기존 유통 창구인 용산 전자상가 대신 쿠팡,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엔비디아도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대열에 품귀현상을 빚자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단순히 제품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만 부각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복잡한 용산 전자상가의 유통구조에 불만이 높았던 소비자들이 오픈마켓으로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엔비디아는 ‘용산 이탈’의 ‘트리거(trigger·방아쇠)’로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9.28 10:05
-
조선흥업사를 통해 ‘아마스크림’을 판매했던 연암 구인회 LG그룹 창업자는 1946년 부산 서대신동 사옥에 시설을 설치하고 화장크림 생산에 성공했다. 상업에서 제조업 기업인으로의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제조에 성공한 뒤 연암과 동생 구정회, 허만정 공의 아들이자 아우 구철회의 맏사위로 연암 밑에서 사업을 배우기 위해 온 허준구, 크림 전문가인 김준환은 직접 만든 화장크림에 어떤 이름을 달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했다.그러던 중 구정회가 의견을 냈다, “기왕에 모델로 서양 여배우를 쓰기로 했으니 상표도 영어에서 따 붙입시다. 원래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9.21 15:19
-
12년 전인 2008년, 기자는 정부의 압박으로 실시한 통신요금 20% 인하 조치가 실질적으로 소비자 후생 증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통신사가 공개한 통계 수치를 토대로 분석해 본 적이 있다.당시는 피처폰 가입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고, 인터넷 전화 보급 초기였으며, 유선전화의 점유율도 의미 있는 비중이었고, 인터넷TV(IPTV)가 본격화되기 직전이었다. 음성 통화량이 데이터에 비해 월등히 많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유무선 통신·TV 결합상품이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요금인하 실시 이전과 이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9.14 16:04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설상가상, 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10호 태풍 하이선까지 전국을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뿐만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서민경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의 강화된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를 오는 13일까지 1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전국에 시행 중인 2단계는 20일까지 이어간다. 정부와 여권인 더불어민주당도 심각성을 인식,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오피니언
김하성 기자
2020.09.07 15:13
-
10년여 전의 일이다. 이명박 정부가 대대적으로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와 압수수색 등을 벌이며 정준양 당시 회장 등을 압박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과의례였지만, 사정당국과 세정당국 등이 동시에 포스코를 건드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배경을 취재하던 중 포스코에서 몸 담았던 한 취재원이 전해준 말에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현 정권이 포항은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로 각인시키려고 노력을 했는데, 시민들은 포항제철(포스코의 옛 사명)의 도시라는 자부심이 강했고, 박태준 설립자를 최고로 쳤다. 거기에 ‘이명박’이라는 이름을 집어넣을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9.03 20:03
-
영원할 것만 같은 권력이나 아름다움도 흥함이 있으면 언젠가는 쇠하게 마련이다. 권력의 무상과 덧없음을 비유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인사 태풍이 불어닥친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십년가는 권세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이라는 말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은 지배구조 갈등과 정부 입김으로 입성하는 낙하산 인사를 막으려면 CEO가 장기 집권을 하는 게 좋다는 의견과 금융권 수장=한 사람당 세 번씩!(3연임)이 암묵적인 공식이라는 현실적인 의견, 여기에 4연임의 기록을 세우려는 현임 CEO들
오피니언
문지현 기자
2020.08.30 10:00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곳곳에서 전방위적으로 급격히 확산하면서 '2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공포감이 엄습해 오고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1명 늘어 누적 1만8706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연일 속출하는 데다 광주등 비수도권에서도 크고 작은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그야말로 폭풍전야 상태다. 국회의사당이 폐쇄되고 청와대 사랑채에서도 확진자가 발생, 국가 주요 업
오피니언
김하성 기자
2020.08.27 16:57
-
과자 기업 창업주가 과자를 대량생산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여러 기계제작소에 문의를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이 창업주는 직접 기계를 만들었다. 원하는 수량의 과자를 생산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다른 과자 기업 사장들이 찾아와서 구경하더니 자기들도 기계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한 대, 두 대, 열 대, 스무 대…. 기계를 계량하고 개선했더니 고객들이 점점 늘었다. 과자 기업 창업주는 과자 기계를 만드는 자회사를 창업했다.외부로의 기계 판매도 증가했지만, 처음 의도는 자사를 위해 기계를 만들었기에 기계 만드는 자회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8.24 19:02
-
2020년 2월 24일. 두 달여의 실업자 신세에서 벗어나 지금의 회사로 출근한 첫날,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재택근무를 실시토록 했다.기자 생활을 하면서 새로 담당한 출입처 마다 업종 전체가 불황을 겪었고, 견디지 못한 몇몇 기업은 문을 닫아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의도치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새 출발을 하자마자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셧다운 시켰으니, 스스로도 참 대단히 운이 없구나, 이러려고 기자생활을 한 것인가 하는 자괴감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8.19 17:17
-
해운사와 항공사는 서비스업이다.사람과 물품을 수송하는 운송업은 선박과 항공기, 차량 등 운송수단과 이들 운송수단이 실어 나르는 사람과 물품을 목적지에 가장 가깝게 가장 적은 비용으로 보내는 인프라 등 유형의 경쟁력이 필수다. 이러한 운송수단과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은 무형의 경쟁력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어도, 활용할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인력 비중이 높은 것 역시 서비스업의 특징이다.경기가 호황일수록 운송업체들은 유·무형의 경쟁력을 모두 키우는데 열중한다. 새로 제작·건조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8.10 16:15
-
"다음 대책은 언제 나오나요?"문재인 정부 들어 발표한 부동산 대책만 23번에 달한다. 그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이라하기 보단 '땜질' 처방이 주를 이뤄왔다. 이로 인해 서민들은 집을 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지금까지 정부는 집값 안정을 넘어 끌어내리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제까지 발표된 대책들은 집값 안정 효과보다는 양극화만 부추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만 계속해서 나왔기 때문이다.이에 정부는 8.4 대책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오피니언
최용선 기자
2020.08.05 16:12
-
부산등 남부에 이어 수도권과 강원, 충청등 중부지방에 나흘째 물폭탄이 쏟아져 온나라가 비상이다.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시설물과 주택 파손, 농경지 침수등 재산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4일까지 집중호우로 모두 15명이 숨지고 실종 11명, 부상 7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이 1000명을 넘어서고 농경지 7000여㏊가 물에 잠기거나 매몰되는등 재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게릴라성 폭우가 이어지면서 한때 서울·경기·충청 등 지역 도로 44곳이 통제됐다. 열차 운행 중단도 당분간 이
오피니언
김하성 기자
2020.08.04 13:58
-
기업은 왜 강할까? 망하기 때문이다.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가 기업의 평균수명을 조사한 결과, 1935년에는 90년이었다가 1970년에는 30년, 2015년에는 15년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평균수명이 10년 안팎까지 더 단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0년 기업은 언강생심이고, 10년만 넘어도 오래 버텼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경영환경도 급변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초격차’ 지위를 자랑하더라도 한순간에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이러니 기업들은 망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7.27 15:36
-
인수·합병(M&A)은 외부경영자원 활용의 한 방법으로 한 기업이 대상기업의 자산이나 주식을 취득하여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을 말한다.즉, 두 개 이상의 기업이 결합해 법률적으로 하나의 기업이 되는 것인데, 최근에는 보다 넓은 의미로 기업의 인수와 합병과 함께 금융적 관련을 맺는 합작관계 또는 전략적 제휴 등까지 포함한다.M&A는 인수 기업에게는 효율성 및 이윤추구동기가 되며, 안정성과 성장력의 동기를 부여하는 장점을 얻을 수 있고, 사업간 시너지 효과와 함께 투자나 시간의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그런데, M&A가 반드시 이런 긍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7.20 17:21
-
“기업들이 잘한 점과 못한 점 후대들에게 제대로 교육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도 외국 기업들에게 솔직히 이야기 하고 있다. 과거에 정경유착이 있었다고. 금리가 8~10% 넘는 돈을 정부가 외국에 빌려와서 기업들에게 2~3%로 나눠줬다. 이게 정경유착이었다. 하지만 그 때는 정부 공무원이 유능하고 똑똑했고,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 어쨌건 잘못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성장한 것은 맞다. 그러나 당시에는 자원, 기술력 등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외국 언론들에게 이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는다. 최고 경영진들이 그러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7.13 16:19
-
시장은 위치가 중요하다. 좋은 위치란 사람, 특히 사고파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알아서 몰려 드는 곳을 말한다. 교통의 요지에 이런 시장 많이 생긴다.또한 시장은 물건과 서비스, 돈이 막힘없이 물 흐르듯 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시장 관리자들은 법규와 제도를 끊임없이 개선한다. 금융과 물류 등 관련 인프라도 완비하고, 최신 정보도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 시장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이런 시장은 대부분 민주주의 사회제도와 자본주의 경제 체제하에서 존재한다. 안정되고 믿을 수 있는 분위기에서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7.06 18:31
-
내일이면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절반을 채운다.지난 6개월은 아마도 60년과 같은 시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만은 아니라고 하려 해도, 코로나19가 일으킨 지속적인 현재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동안 겪어온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상황이 진정될 기미를 보였던 두 달여 만하더라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희망을 품었으나 이후에 벌어진 추가 감염 확산은 이마저도 좌절하게 만들었다.재계에 미친 충격도 엄청나다. 소비 급감에 따른 영업활동 중단·축소, 그에 따른 매출 급감, 사업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6.29 11:12
-
지난 21일 코트라(KOTRA)가 창립 58주년을 맞았다.‘수출사의 산 증인’을 자처하며 그동안 코트라가 진행해 온 해외 신시장 개척 공로는 눈부시다. 공산국가는 물론, 국교 정상화 이전의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 진출의 첫 기수에는 코트라가 앞장섰으며,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영사업무까지 처리해야 했다. 1997년 발발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본국으로부터 재정 지원이 끊긴 가운데에서도 우리 기업의 수출과 현지 주재원들을 보살피고, 2003년 미-이라크 전쟁 이후 교민과 기업이 철수했어도 바그다드 무역관 직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06.22 08:43
-
한반도 정세가 급격한 냉기류에 휩싸여 시계(視界) 제로(0)인 상태다. 북한이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에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공개했다.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대변인 발표문을 통해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예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00년 첫 남북정상이 만나 6·15 공동선언 채택 이후 남북관계가 극
오피니언
김하성 기자
2020.06.17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