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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년 4월 26일. 새벽 잠이 덜 깬 상태로 경기도 이천에 있는 덕평 쿠팡 물류센터로 향했다. 입이 턱 벌어졌다. 생각지도 못한 규모에 깜짝 놀랐다. 태어나서 이렇게 큰 물류센터를 처음 봤다. 도착하자마자 전날 출근해도 된다고 문자를 주고받은 쿠팡 직원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맸다. 인력시장도 이런 인력시장이 없었다. 출근 확인을 위한 앱을 깔자마자, 휴대폰을 반납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응? 휴대폰을? 왜? 그냥 집으로 갈까? 이유를 물어봐야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일용직인데 뭘, 일단 하자.전
오피니언
석남식 기자
2021.03.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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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무역수지’를 검색해 보면 일정 기간의 수출입거래에 의하여 발생한 일국의 외국과의 대금 수불액이라고 정의한다.무역수지의 움직임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반영하며, 단기적으로는 경기순환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국제수지항목 중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최근에는 흑자·적자의 크기가 평가절상·평가절하의 지표로 간주하고 있다.간단히 말해 대한민국 기업이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얻은 이익이 물건을 수입하는데 지출한 돈보다 많으면 ‘무역흑자’, 반대는 ‘무역적자’라고 한다.기업은 사업을 해서 반드시 이윤, 수익을 남겨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1.03.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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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각기 하나의 섬이 되어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누군가를 만나기도 두려워졌고, 오후 9시 이후엔 마땅히 갈 곳도 없어졌다. 이로인해 사람들의 외식행태 역시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들에게 ‘퇴근-외식-귀가’가 아닌 ‘퇴근-귀가-외식’로 외식 소비행태를 바꿔놨다. 이런 소비행태는 동네상권에 있는 맛집과 노포 등에서 생활형 외식을 즐기는 경향을 나타냈는데, 동네 상권 식당들에게 지금의 시기는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온 것이다. 코로나가 덮친 지난 1년이 불러온 소비의 변화 중 하나가 동네 상권의 부상이다. 글로벌 컨설
오피니언
편집국
2021.03.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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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망할 수 있다. 망할 수 있기 때문에, 망하지 않기 위해, 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과거에는 법‧제도와 소비자가 인정하는 도덕적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는 일부 경우에 불과하다. 경쟁에서 패하면 망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죽음을 등에 업고 배수진을 치고 경쟁해서 생존한 기업은 강해진다.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쟁자다. 내 몫을 빼앗아 망하게 할 수 있는 경쟁자를 이겨야 한다. 특히, 그들이 나의 것을 무단으로 빼앗았다고 확신했다면, 이를 되찾거나 빼앗긴 만큼의 피해를 돌려받아야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1.02.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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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정기총회를 앞둔 한국무역협회가 차기 회장에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무역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구자열 회장을 포함해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전직 장관 2~3명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사실상 구자열 회장이 확정됐다고 보고 있다.무협은 1946년 7월 31일 설립되어 무역진흥과 민간 통상협력 활동 및 무역 인프라 구축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988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무역센터와 코엑스 등 대규모 시설을 완공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총 7만여 회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1.02.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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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학시절 용돈 벌이를 위해 했던 아르바이트 가운데 두산주류에서 출시한 소주 신제품을 두산그룹 오너 일가와 경영진들에게 배달하는 일을 한 적이 있다.1998년 여름으로 기억하는데, 선물을 보내는 경영진의 명함을 가지고 가서 상대방에게 소주 상자와 함께 전달하는 일이었는데, 두산그룹 사장 명함을 들고 간 곳 가운데 한 곳이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에 소재한 KCC 본사였다. 동선에 맞춰 몇몇 배달지를 돌고 늦은 오후 시간에 도착해보니 정문에 붉은 카펫이 로비 문밖까지 깔려 있었다. 소주 상자를 들고 가는 기자를 보던 경비원이 달려와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1.02.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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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정 소송에 휘말린 것은 선대회장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 이듬해인 2015년부터였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불거진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주가조작 의혹,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뇌물공여 의혹까지. 올해까지 7년째 검찰과 법원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그리고 18일, 이재용 부회장은 대법원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되어 재수감됐다. 2017년 2월 이후 두 번째 수감이다.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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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1.01.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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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2021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 신년사였다. ‘경제’라는 단어를 29번이나 써가며 민생경제를 강조했다고 한다.그래서 궁금했다. ‘기업’이라는 단어를 단독으로 쓴 것은 몇 번인지. 세어보니 총 6번이었다. ‘기업’만을 언급한 것은 단 두 번이었고, ‘벤처기업’, ‘우리 기업’, ‘대‧중소기업’, ‘지역 기업’을 각각 한 번이었다.문 대통령 신년사에서 기업을 언급한 횟수는 이번이 가장 적다. 취임 후 처음으로 발표한 2018년 신년사는 ‘기업’을 9번 썼고, 2019년에는 10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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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1.01.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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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을 때면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어록을 꺼내 읽는다. 같은 말이지만 현재의 상황에 맞닿았을 때 읽으면 새로운 영감을 떠 올리게 해준다.지긋지긋한 2020년이 곧 마무리 된다. 잠시 동안 백수의 시간을 보내다 현 직장에 첫 출근한 2월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언하며 언택트의 시작을 알렸다. 지금까지 재택근무를 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이후의 삶은 너무나 달랐다.이런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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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2.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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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마지막 달인 12월에 들어서면서 한국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들이 거의 매일 선박 수주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통상 연말에 수주 계약이 몰리는 경향은 있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한해 내내 놀다가 연말에 반짝 일하는 거냐는 농담도 던진다. 해외 선주들은 성탄절에서 신년으로 이어지는 휴가 시즌에 앞서 한 해 발주 계약을 마무리하고, 이에 맞춰 조선사들도 12월 중순쯤이면 내년도 영업 계획에 업무 비중을 높이는데 2010년은 31일까지 수주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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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2.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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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남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삶을 사셨다. 임종을 앞두고도 다른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모든 장례절차는 당신이 조금씩 모은 쌈짓돈으로 소박하게 치러주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기셨다.”2016년 12월 15일 정석(靜石)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부인으로, 한진그룹의 ‘대모(代母)’로 불리었던 김정일 여사가 별세한 뒤 회사 관계자는 고인을 기리며 이같이 말했다.벌써 5년이 지났다. 장례식 이후 매년 찾아온 기일에는 한진그룹 내부에서도 가족행사로 진행될 뿐이라는 공식적인 코멘트 이외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았고, 언론에서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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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2.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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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동안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을 챙겨왔다. 증시가 고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전략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지수 하락의 두 배 수익을 노리는 이 상품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곱버스’로 불린다.역시나 같은 생각으로 인버스 ETF에 투자한 이들이 있다. 그것도 꽤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에 총 8771억원을 투자했다. 다른 인버스 상품까지 합하면 순매수 금액이 1조원에 달한다.이에 반해 수익률은 암울하다. 코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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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필 기자
2020.12.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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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경제5단체가 있다.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무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를 일컫는다. 국민이 보기에는 다들 비슷해 보이지만 각 경제단체가 담당한 고유 영역은 차이가 있다. 전경련은 재계를, 대한상의는 대‧중‧소기업을 망라한 상공인을 대표하며,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에 특화했고, 경총은 역시 규모에 관계없이 기업, 즉 사용자 관점에서 노사문제를 다룬다. 무협은 수출기업의 눈으로 무역‧통상 문제에 집중한다.이들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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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2.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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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 기업이 이익을 거두려면 운용하는 운송 수단 화물칸에 늘 화물을 채우고 이동해야 한다.자동차이건 트럭이건, 항공기이건, 선박이건, 철도이건 무엇과 상관없이 실어나르는 사람, 화물이 돈(운송료)이기 때문에 운송업체는 운송 수단에 화물을 싣고 다녀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특히, A 지점에서 화물을 싣고 B 지점으로 갔다면, B 지점에서 A 지점으로 돌아올 때도 화물이 실리는 게 이상적이다. 오고 가는 과정에서 모두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다면, 운송업체는 동일한 운송 수단과 인력, 연료비용으로 두 배의 요금을 받을 수 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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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1.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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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참 모호하다. 왜 하필 이런 시기에 오너 일가친척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일까.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속한 3자연합간 그룹 경영권 분쟁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로 불길이 되살아난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의 종속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2일 메리츠증권과 한진칼 550만 주(지분율 9.04%)를 담보로 한 대출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그레이스 홀딩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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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1.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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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계 역사를 되돌아보면 업종마다 눈에 띄는 맞수 기업이 있다.운수업에서는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표적이다. 전자는 대한민국이 해방한 해인 1945년 정석 조중훈 창업주가, 후자는 이듬해 금호 박인천 창업주가 각각 운수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4명의 아들, 즉 오너 2세들이 창업주 부친을 도운 점도 일치한다.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오너 3세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1975년생으로 동갑이다.운수업을 주력으로 성장해오던 두 그룹은 1969년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공사를 인수, 민영화한 대한항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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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1.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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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기자가 선물로 준 책을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1’이다.아직 다 읽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쪽 일을 하면서 늘 생각해왔던 주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바로 ‘집’이다.‘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정형적이고 고정된 공간, 집이 변화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사실 ‘집과 동네’는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트렌드였다. (중략)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이제 집은 목적에 의해서도, 사람에 의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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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1.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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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잘 모르는 기자가 그래도 중학교 도덕 과목과 고등학교 윤리 과목 때 배운 것 중 기억하는 게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의 정-반-합(正-反-合), 즉 ‘삼지성(三肢性)’이다.네이버 지식백과를 검색해 보니 ‘정’은 단정적으로 주장되는 기본명제이며, ‘반’은 그것에 대립하는 명제이고, ‘합’은 정과 반을 고차원에서 종합한 명제다. 정·반·합의 도식에서 합은 정과 반의 외적 통일 내지 절충으로 보이기 쉽고, 또한 그 도식에서는 복잡하고 다의적인 변증법이 대단히 도식적·형식적으로 생각되어버릴 위험성이 있다. 헤겔 변증법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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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1.0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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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화려했지만, 정작 자신은 늘 외로웠던 경영자.’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이렇게 정의해 보고자 한다. 이건희 회장의 재임 동안 삼성은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삼성은 그의 취임 당시 10조 원이었던 매출액이 2018년 387조 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000억 원에서 72조 원으로 3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 원에서 396조 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건희 회장에게 있어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경영 활동을 통해 거둔 숫자는 ‘이렇게 했기 때문에’ 거둔 성과, 즉 과거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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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2020.10.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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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의 일이고, 전 직장에서 있었던 사안이라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할 말은 했어야겠다 싶어 현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설명해 드리려고 한다.당시에 있었던 포스코 서호주 광산 출장 취재건 이다.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청원이 올라왔고, 일부 언론에서도 관련 의혹 기사를 냈다고 해서 찾아보니 그랬다.어쨌건, 기자는 당시 전 직장 소속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2차로 나뉜 출장 일정 가운데 2018년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5박 6일간 진행한 1차 일정을 소화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할 수도 있겠지만, 기자가 그때를
오피니언
채명석 기자
2020.10.19 06:00